"일본에 ´몸짱´ 한류 일으켜야죠"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전국을 휩쓴 '몸짱' 신드롬의 주인공 정다연(40)씨가 일본 열도에서도 '몸짱'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5월 일본에서 출간된 책 '나를 사랑하게 해 주는 봄날 휘트니스'가 유례 없는 인기를 끌며 5판 인쇄에 돌입했으며 일본 내 유명 여성잡지인 '사이타(saita)'는 24일자 창간 10주년 특집호에서 6쪽에 걸쳐 정씨의 특별 인터뷰를 내보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7월 그를 인터뷰한데 이어 다음달에도 그를 찾아온다. NHK뿐 아니라 일본 내 각종 방송과 신문.잡지들로부터 한달에 2 ~ 3회 이상의 인터뷰 요청이 밀려온다.

"한류 스타들의 덕을 보고 있는 셈이죠. 배용준.권상우씨 등 소위 몸짱인 스타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원조 몸짱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덕분에 저를 찾는 일본인들이 늘어났다고 해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운영 중인 그의 피트니스센터에도 정씨를 만나려는 일본인 방문객들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얼마 전엔 정씨의 책을 읽고 자살하려던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한 일본인 주부가 찾아와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한다. 일본의 한 유명 여가수는 정씨 덕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좀 더 자세한 운동방법을 알려달라고 찾아오기도 했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정씨와 사진 찍고 사인을 받아간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일본인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상대 앞에선 무릎을 꿇고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요. 제가 운동 방법을 가르쳐 줄 때면 무릎을 꿇는 사람들이 많아 당황하곤 하죠."

자신감 없고 무기력해지기 쉬운 주부들의 특성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인가. 그래서인지 두 아이를 낳고 몸무게가 68kg에 육박하던 뚱보 아줌마가 운동으로 멋진 몸매를 갖게 된 것이 일본에서도 화제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타고난 근력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약한 편이에요. 물에 철분이 부족해서라고들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일본은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굶거나 기계를 사용해 살을 빼는 게 일반적이랍니다. 제 책을 읽고 운동으로 건강을 되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하니 즐거워요."

정씨는 2003년 말 한 인터넷 사이트에 '니들에게 봄날을 돌려주마'라는 제목의 다이어트 체험기를 연재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평범한 주부에서 유명 인사가 된지 1년여 동안 정씨의 생활도 많이 달라졌다. 일산에 자신의 피트니스 클럽을 열었고 길을 걸어가면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미국 최고 권위의 프로개인트레이너협회(US PTA)에서 공식 퍼스널 트레이너 자격도 취득했다. 하지만 그의 가정 생활은 변한 게 없다. 식사와 청소 모두 도우미의 도움없이 스스로 해결한다.

요즘 그의 고민은 초등학생인 큰 아이가 과체중이란 거다. 아이들은 내팽겨 둔 채 엄마만 날씬해지면 뭐하냐고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단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아이들을 위한 체조다. 총 4개로 구성된 운동 비디오를 만들었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일본내 활동도 곧 본격화할 예정이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다이어트나 피트니스 문화 방면의 한류를 만들고 싶은 게 바람이에요. 많은 사람이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자신감 있는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전에 그랬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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