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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통령 백신 바꿔치기 없었다”…허위사실 유포자 입건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당시 주사기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경찰이 “허위사실이 분명하다”며 관련 내용을 온라인에 유포한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대구경찰청은 8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 관련) 수사 결과 주사기를 바꿔치기 했거나 다른 백신을 접종했다는 내용은 모두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서울 종로구보건소에는 문 대통령이 접종을 하는 곳을 비추는 폐쇄회로TV(CCTV)가 없었다. 이곳에 있는 CCTV는 백신 도난 방지 목적으로 냉장고를 비추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는 2월 26일 설치됐고 고의로 방향을 돌린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CCTV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찰은 문 대통령 접종 장면이 담긴 언론 영상을 분석했다. 법 영상 분석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간호사가 왼손에 주사기 뚜껑을 쥐고 있었으며 백신을 추출한 뒤 바로 캡을 씌우는 동작이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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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지침상 백신 접종 상황에서 오염 가능성이 있을 경우 의료진이 판단해 백신 추출 후 접종 전까지 오염을 막기 위해 다시 뚜껑을 씌웠다가(리캡) 접종 직전에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접종을 한 간호사도 이같이 진술했다.

문 대통령이 접종한 백신이 안전성 의혹을 받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화이자 백신이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종로구보건소에는 화이자 백신이 전달되지 않았고 보건소 내에 화이자용 초저온 냉장고도 없었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투명하지만 화이자 백신은 탁한 느낌이 있어 구별이 가능하고 백신병 뚜껑도 아스트라제네카는 빨간색, 화이자는 보라색”이라고 했다.

또 “접종 현장에 취재진 7~8명이 있었고 다른 간호사 2명 등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백신 바꿔치기를 시도하기 어려웠다. 취재 기자가 간호사의 책상 등도 촬영했다”고 전했다.

대구경찰청 청사 전경. 대구=김정석기자

대구경찰청 청사 전경. 대구=김정석기자

경찰은 기존에 없던 가림막이 갑자기 생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종로구보건소는 흰색 천으로 가림막을 만들어 3월부터 사용했는데 같은 달 19일 파티션으로 교체했다”며 “지난달 10일자 한 신문에 찍힌 종로구보건소 현장 사진에 가림막이 흰색 천으로 돼 있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백신 바꿔치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이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신 바꿔치기 의심글은 지난달 23~24일 이틀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비롯해 모두 8개 사이트에 게시됐다.

대구경찰청은 글을 올린 8명 중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게시자와 달리 A씨는 단순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단정적인 표현으로 게시했다”고 입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이 게시된 후 종로구보건소에 접종 취소와 문의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 외 게시자에 대한 추가 입건도 검토 중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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