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디스크 환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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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척추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목 디스크 환자의 급증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영동세브란스 척추전문병원(원장 문재호)이 지난 22년(1983년~2004년)간 척추질환으로 치료받은 환자 2만1천26명을 대상으로 펴낸 '대한민국 척추질환 보고서'에 따르면 목 디스크 수술건수가 84년 6건에서 2004년에는 132건으로 22배나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환자들이 척추수술을 받게 된 가장 흔한 원인은 디스크 질환(63.7%)이었다. 다음으로는 퇴행성 척추질환(20.9%), 외상(6%) 등이 뒤를 이었다.

디스크 질환의 수술 부위별 비율은 허리(94.4%)가 압도적이었으며 다음으로 목 (5.5%), 흉추(0.1%) 등이었다.

하지만 수술 부위별 빈도 변화를 따져봤을 때 허리 디스크는 84년 174건에서 2004년 579건으로 3.3배 증가에 그친 반면 목 디스크 수술은 6건에서 132건으로 무려 22배나 치솟았다.

의료진은 이처럼 목 디스크 환자가 늘어난 것은 수술 방법이 발달한 것도 있지만 컴퓨터 작업 환경과 나쁜 생활습관과 자세 등으로 경추(목뼈)에 스트레스가 집중되면서 '경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척추질환자를 나이대별로 보면 50대가 총환자의 21.4%로 허리건강이 가장 취약한 연령대로 분석됐으며 다음으로 60대(20.2%), 40대(18.6%), 30대(14.8%), 20대(11.6%), 70대 이상(11.5%) 등으로 집계됐다.

수술건수만 보면 30~50대 청ㆍ장년층의 수술은 줄어들고 있지만 과거 수술을 기피했던 60대 이상 노년층 수술 환자는 94년 8.9%에서 2004년에는 13.8%로 늘었다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5천310명)를 직업별로 구분했을 때는 주부(43.9%), 사무직(28.9%), 학생(13.9%) 등의 순으로 많았다.

요통을 얻게 된 이유로는 전체 환자의 39.5%가 '무거운 짐 운반'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구부정한 자세(12.2%), 격렬한 움직임(11.7%), 스포츠 외상(8.9%), 잘못된 운전습관(6.3%) 등을 들었다.

'갑작스런 몸무게 증가'를 요통의 원인으로 꼽는 사람도 5.3%나 됐는데 이들은 체중을 감량하자 병세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호 원장은 "목 디스크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한 의학계의 세심하고 체계적인 연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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