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따뜻했던 올해 3월 한반도 기온이 그간의 모든 기록을 깼다. 이전의 ‘모든 기온 1위’였던 2018년의 기록마저 다 경신했다.
2018년 기록 다 깼다… 3월 내내, '역대 최고' 따뜻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평균기온은 8.9도로, 1973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최고기온도 14.9도, 최저기온 3.4도로 모두 역대 최고값을 기록했다. 전국평균‧최저‧최고기온 등 모든 기온 지표가 역대 최고값을 깼다.
앞서 모든 기온 지표가 역대 기록을 경신한 건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지난 2018년이었데, 올해는 그 기록마저 넘어섰다. 3월 내내 단 4일(2~3, 21~22)을 제외하고 평년보다 내내 높은 기온을 유지한 데다, 최고기온 17.9도, 최저기온 9.7도 등 극값 기록도 역대 가장 높을 만큼 기온 상승폭 자체가 높았던 탓이다.
3월의 기온 분포도를 놓고 비교해도 2018년보다 올해 3월이 더 더웠다. 기상청 관계자는 “꽃샘추위가 두 차례 있었지만 평년 수준에 그쳤고, 3월 전반적으로 온기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꽃샘추위도 거의 없었다… 겨울철 고기압 위축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월의 높은 기온은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게 유지되면서 극 지방의 한기가 중위도로 내려오지 못했고, 봄철 꽃샘추위를 부르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했던 영향이 크다. 동시에 라니냐가 발달해 수온이 높아진 태평양에서 보낸 따뜻한 기류가 한반도로 많이 유입되면서 기온 상승에도 기여했다.
강수량은 109.2㎜로 역대 4위를 기록해, 높은 기온에 비해 건조도는 높지 않았다. 남서쪽에서 자주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3월까지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는데, 올해는 그 영향이 매우 적었다”며 “그 여파로 이동성 고기압이 자주 발생하며 기압골이 많이 발달했고, 따뜻한 남풍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달 기온 기록으로 올해 전반적인 기온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2,3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점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겨울·봄철 기온으로 여름철 기온을 예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더 자료를 모아 분석한 뒤 다음달 쯤 여름철 기온 전망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