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얼굴 맞댄 한미일 안보실장…미 대북정책 이달 안에 나올 듯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근교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에 서훈 국가안보실장(오른쪽),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했다. [외교부 제공]

한·미·일 3국의 안보실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직접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3국의 공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한 이 날 회의는 워싱턴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렸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미국 측의 브리핑을 들은 뒤, 미·일-한·미-한·일 등 양자 회의에 이어 한·미·일 3자 회의 순으로 진행됐다.
회의 후 나온 공동성명에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등을 염두에 둔 내용이 담겼다. 3국 안보실장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비핵화를 향한 3국 공동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동의했다고 했다. 한국 이산가족 문제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도 이날 회의에서 논의됐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미래의 팬데믹 방지 ^기후변화 대응 ^미얀마의 즉각적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아,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보조를 맞춰갈 것임을 강조했다.
서 실장은 3국 안보실장 회의 후 주미대사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미국 측이 검토하고 있는 대북정책에 대해 현재까지의 상황을 설명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측에는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는 가운데,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관여, 한미 간 조율된 전략의 마련, 남북관계와 비핵화 협상의 선순화적 기능에 대해 강조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한·미·일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과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 측이 낸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종전 선언 관련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함께 열린 한·일 안보실장 회의와 관련, 서 실장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양국 간의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 과정에서 (양국이)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기로 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고 했다.
다만 위안부 배상 판결이나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 논문 논란 등 양국 간 다른 현안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3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대면 회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국 안보실장은 올해 안에 한 번 더 대면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다음 회의는 한국 측에서 주최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