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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세지는 변이…"현 백신, 1년 내 효과 잃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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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에 현재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1년 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진국 중심의 백신 접종으로 생긴 국가 간 격차도 이같은 위험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경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를 찾은 접종 대상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를 찾은 접종 대상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은 최근 옥스팜과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단체들의 연합체인 ‘피플스백신’이 28개국 과학자 7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이같은 분석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1년 이내 현 1세대 백신이 효과를 잃을 것이라고 답했고, 이 중 절반은 효력을 잃는 데 9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이번 설문 조사에 미 존스홉킨스대, 예일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등 저명 기관에 속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조사 응답자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국가 간 백신 접종 격차다. 응답자 88%는 많은 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계속 낮을 경우 내성을 지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역학 부교수는 “전 세계를 (균등하게) 접종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더 많은 변이가 출몰할 공간(playing field)을 열어두게 된다. 현재 백신이 통하지 않는 변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영국 등에선 한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한 국민의 비율이 25%가 넘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는 올해 여름 집단 면역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변이 바이러스의 발원지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아직 국민의 1%도 접종하지 못했다. 가디언은 일부 국가들은 아예 백신 자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맥스 로슨 피플스백신 의장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저소득국가의 인구 27%까지 백신을 맞히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백신 접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이 모두에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mgbum@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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