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부활절 연합예배 방역차 규모 반으로 축소

올해 부활절(4월 4일)을 맞아 개신교계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한층 강화해 연합예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1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해 코로나 방역지침 준수의 모범을 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신교계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1 부활절 연합예배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 연합예배 준비위]

개신교계는 1947년 서울 남산에서 첫 연합예배를 드린 이후 매년 대규모의 부활절 연합예배 행사를 열어왔다. 많을 때는 10만명, 적을 때도 2만~3만명씩 모이는 대규모 연합예배 집회를 서울역 광장이나 서울시청 앞 광장 등에서 열었다.

대회장을 맡은 소강석(예장합동 총회장) 목사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많은 성도가 모였다가, 만에 하나 코로나 관련 불미스런 일이 생기면 한국 교회에 큰 상처를 줄 것이라 우려했다”며 “로마에 전염병이 퍼졌을 때 기독교인들은 목숨을 내놓고 길가에 버려진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들에게 물과 빵을 주며 헌신적으로 대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독교인을 ‘파라 볼로나이’라고 불렀다. 파라 볼로나이는 ‘위험을 무릅쓰며 함께 있는 자들’이라는 뜻”이라며 “올해 부활절은 한국 교회가 초대교회의 파라 볼로나이 정신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활절 연합예배 행사는 4월 4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다. 현재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르면 예배당 좌석 수의 20%까지 인원 참석이 가능하다. 준비위원회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는 “방역의 모범을 보인다는 차원에서 참석 인원을 20%에서 10%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며 “사전에 등록된 약 600명의 성도만 예배당 입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는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이다. 대표 설교는 신정호(예장통합 총회장) 목사가 맡는다. 신 목사는 “설교를 맡아서 책임이 무겁다”며 “부활 신앙이 나라와 민족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1 부활절 연합예배 대회장과 준비위원들이 30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백성호 기자

변 목사는 “예배당 내 거리 두기 공간을 실측해봤다. 신자들 사이의 거리가 2m가 넘는다”며 “단상에서는 방송을 위해 마스크를 벗지만, 회중은 사전소독과 마스크 착용, 손 소독과 환기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준비위원회는 찬양대 없이 예배를 열기로 했다. 비말 전파 위험을 고려해 각 교단에서 찬양 영상을 미리 녹화해 헌금 봉헌 시간에 틀기로 결정했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걷어진 헌금은 전액 코로나19 방역에 동원된 병원과 신학대, 지방의 예술인 지원 등에 쓰기로 했다.

이번 연합예배에는 한국 개신교 68개 교단이 참여한다.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도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부활절 연합예배는 기독교 5개 TV방송사와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된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