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당 1명 혈전 위험" 캐나다, 55세미만 AZ백신 일시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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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55세 이하 성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의 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29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최근 유럽에서 주로 젊은 여성에게 확인된 혈전(血栓·피 뭉침) 발생 사례와 백신의 연관성을 정확히 파악해보겠다는 취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AP통신은 이번 조치가 캐나다의 전문가 자문기관인 국립접종자문위원회(NACI)의 권고안을 보건부가 받아들이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셸리 디크스 NACI 부위원장은 “유럽 당국에서 새로 공개한 통계에서 혈전증 발병 위험이 기존에 알려진 100만명당 1명 선이 아닌 10만명당 1명 수준이었다”며 “AZ 백신을 55세 이하 성인에게 제공하는 것은 위험이 생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권고 이유를 밝혔다.

또 NACI는 백신을 맞고 혈전이 나타난 사람들의 사망률이 40%에 달했다는 점도 이번 권고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 백신 접종 태스크포스 관계자인 조스 라이머 박사는 “여전히 백신 접종 효용이 위험보다 크다고 믿는다”면서도 “유럽의 더 많은 사례를 살피고 백신의 효과와 위험성을 정확히 알고 싶다”고 말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AZ 측에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성별·연령별 자료 제출을 추가로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8일 유럽의약품청(EMA)은 AZ 백신 접종이 혈전 발생의 위험 증가와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도 “AZ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아직 캐나다에서도 혈전 발생 부작용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의 오이스키르헨시도 55세 미만 여성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주 AZ 백신을 접종받은 47세 여성이 사망한 데 이어, 또 다른 접종자인 28세 여성이 중증질환에 걸렸다는 보고가 접수되면서다. 현지 언론은 두 여성 모두 뇌혈류가 막히는 뇌정맥동혈전증(CVST)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는 “관련 전문가들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때까지의 예방적 조처”라고만 설명했다. 남성이나 55세 이상 여성에 대한 AZ 백신 접종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독일의 백신 승인 당국인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에 따르면 25일까지 독일 내 AZ 백신 접종자는 약 227만명이며, 이 중 뇌혈전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21명이다. 21명 중 19명이 20~63세 여성이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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