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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누구나 수긍할 성과급” MZ 세대 달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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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이 대기업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MZ 세대’ 직원 달래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임직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성과급 기준을 마련하고, 성과급 지급 시기도 1분기로 확 당기기로 했다. 정의선(51) 회장이 최근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정확한 보상을 약속한다”고 공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라는 분석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투명한 지급 기준 마련하기로 #정의선 ‘정확한 보상’ 후속조치 #기존엔 호봉 높은 생산직 유리

29일 재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오후 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관련 e메일을 보냈다. 장 사장은 e메일에서 “성과금 지급 기준을 만들고, 지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당장 내년부터 전년 실적이 확정되는 대로 성과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품질 문제가 아니었다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7년, 2018년과 유사했을 것”이라며 “올해부턴 품질 비용에 따른 문제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금 책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타2’ 엔진과 전기차 ‘코나’의 제작 후 결함시정조치(리콜) 때문에 약 2조5000억원을 품질비용으로 썼다.

현대차는 다른 회사와 달리 성과급을 ‘성과금’으로 불러왔다. 다른 회사에서 고과에 따라 받는 성과급과 달리 노조와 임단협 타결 후 보통 9월쯤 일시금으로 받아 온 조직문화가 담긴 용어다. 현대차는 성과급 지급 기준도 새로 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의를 우선했던 성과급 지급 관행을 ‘투명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게’ 바꾸겠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적인 제도 개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평균 성과금은 기본급의 150%에 격려금 120만원으로 산정됐다. 2019년(성과금 150%+격려금 300만원)과 비교해 낮았다. 호봉이 높은 생산직 근로자와 비교해 사무·연구직 저연차 직원 입장에선 손에 쥐는 금액이 적은 구조다. 이에 따라 사무·연구직 직원 중 일부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별도의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급 이슈에 대한 (직원들의) 박탈감은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놓친 부분은 빨리 시정해서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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