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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골프숍] 공 하나에 색깔 반반, 그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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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핑의 투컬러 볼은 골동품 취급을 받는다. 희귀한 색은 1000달러를 호가한다. [사진 골프몬쓸리]

핑의 투컬러 볼은 골동품 취급을 받는다. 희귀한 색은 1000달러를 호가한다. [사진 골프몬쓸리]

스릭슨이 ‘노란색+흰색’ 두 가지 색깔을 쓰는 골프공 Z-STAR 디바이드(아래 사진)를 출시했다. 스핀이 강조된 투어용 우레탄 커버 볼 Z-STAR에 색을 입혔다. 짜장면 반 짬뽕 반처럼 두가지 맛을 주는 건 아니다. 스릭슨은 색깔의 경계가 퍼트 라인 기능을 대신해 정렬이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스릭슨, 핑 이어 40년 만에 출시 #퍼트라인 기능에 공 회전 잘 보여

공의 회전을 볼 수 있어 쇼트 게임에서도 유리하다. 웨지로 칠 때 스핀이 얼마나 걸리는지, 퍼트 때 공이 똑바로 가는지 파악할 수 있다. ‘흰색+주황색’도 나올 예정이다.

Z-STAR 디바이드

Z-STAR 디바이드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두 가지 색을 쓴 공을 만든 원조는 핑이다. 1976년부터 공을 만들었고, 83년 투 컬러 공을 출시했다. ‘골프의 토머스 에디슨’이라는 창업자 카스텐 솔하임이 만든 회사라서 그런지 실험적인 공을 만들었다. 투 컬러 공은 색깔이 다양했는데, 크리스마스 한정판 등 100가지가 넘었다. 현재는 골동품으로 팔린다. 골드·블랙·실버 등이 들어간 희귀한 공은 1000달러(약 113만원)를 호가한다.

핑이 공에 두 가지 색을 쓴 이유는 스릭슨과 비슷하다. 정렬이 용이하고 퍼트나 칩핑 때 회전을 볼 수 있어, 일반 골퍼는 물론 골프 아카데미에서 교재로 쓰였다. 제작비가 비쌌다. 두 색의 경계를 선명하게 하기 위해 코로나 백신처럼 초저온 보관 등 특별한 생산기술을 사용했다. 핑은 1997년 클럽에 집중한다며 공 제조를 접었다.

과거 골프공 제작 기술이 정교하지 않아 접합 부위에 딤플이 없어 지구의 적도처럼 일종의 라인이 생겼다. 선수들은 이 접합선을 타깃 쪽으로 놓고 공을 쳤다. 당시에는 편심이 한쪽으로 쏠린 공이 많았는데 이렇게 놓고 치거나 퍼트하면 양쪽 밸런스가 맞아 공이 똑바로 갔다. 솔하임이 투 컬러 공을 만들 때 이 점도 감안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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