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이용 '당뇨발' 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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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체중감소와 피로.갈증을 느꼈던 김모(43)씨. 그러나 업무상 과로와 과음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불찰이었다. 병원을 뒤늦게 찾은 그에게 당뇨병은 이미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합병증이 그렇게 빨리 찾아올 줄 예상하지 못한 것. 운동을 시작한 그의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고, 물집은 궤양으로 바뀌어 도무지 아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단위 항생제도 듣지 않는 그에게 의사는 급기야 발가락 절단을 권했다.

당뇨병의 3대 합병증 중 하나가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이다. 국내에선 당뇨발로 매년 10만~12만명이 발과 발가락을 자르는 아픔을 감내한다. 당뇨 합병증으로 입원하는 환자 중 20%가 당뇨발 때문. 또 교통사고를 제외한 다리 절단환자 중 50% 이상이 당뇨병 환자일 정도다.

당뇨발의 원인은 크게 말초 신경장애와 말초 혈류장애로 분류한다.

을지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교수는 "신경이 망가지면 감각이 둔해져 상처가 나도 느끼지 못한다"며 "여기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썩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가 갈라지고 틈새로 세균이 침범해 발이 썩는 원인이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당뇨발의 경우 당뇨병성 망막증이나 콩팥질환과 달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류진단은 초음파 도플러나 혈관 CT촬영으로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신경장애는 쉽지 않다. 모노필라멘트법이라고 해서 나일론 침으로 자극을 주면서 감각신경 장애를 보는 방법이 있다. 근전도 검사가 있지만 신경장애가 많이 진행돼야 진단이 가능하다.

최근 등장한 것이 땀을 이용한 방법. 뉴로체크라고 하는 파란색의 패드를 발바닥에 붙이고 10분이 지난 뒤 색깔 변화를 본다. 자율신경이 망가지면 땀이 나지 않고, 따라서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반면 분홍색으로 변하면 정상이다.

이 교수는 "작은 상처를 방치해 발을 절단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난다"며 "당뇨를 10년 이상 앓고 있는 사람은 매일 발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당뇨발 예방법

▶ 매일 발을 씻고, 주의 깊게 관찰한다 (발바닥은 거울을 이용)

▶ 무좀은 2차 세균 감염의 원인이므로 바로 치료한다

▶ 발이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크림과 로션을 바른다

▶ 상처 예방을 위해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 금연한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

▶ 화상이나 동상에 주의한다

▶ 발톱은 일자로 깎아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한다

▶ 굳은 살과 티눈 제거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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