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실내온도 20~25도, 습도 50~60% 맞추면 코막힘 뻥 뚫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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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왜 코가 자주 막힐까.

코는 히터와 가습 기능이 있는 초미니 기관. 숨을 쉴 때 공기는 폐가 좋아하는 적당한 습도(75~85%)와 온도(섭씨 30~32도)로 변해 내부로 전달된다. 공기를 빠른 시간에 데울 수 있는 것은 점막에 분포된 모세혈관 덕이다. 바깥 공기가 차가울수록 코 점막에 분포된 모세혈관이 확장돼 히터 기능을 높이는 것. 날씨가 추울 때는 점막이 부풀어 공기 통로를 좁게 만들기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도 호흡을 불편하게 한다. 먼지가 많이 날리는 것도 이유지만 습도를 조절하는 콧속 섬모 기능이 떨어져 염증이 쉽게 생기고, 축농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해맑은 이비인후과 허상 원장은 "정상인에게 겨울철 코막힘은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코에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만성 코막힘으로 이어져 두통.집중력 저하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질환이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중격만곡증.물혹.축농증이다.

비염은 점막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문제는 비염이 장기화하면서 만성 비후성 비염이 되는 것이다. 코 안쪽에서 콧살이 자라 두꺼워지면 코가 자주 막힌다. 따라서 치료를 위해 비후된 콧살을 제거해야 한다.

민이비인후과 민원식 원장은 "초기에는 점막수축제를 사용하지만 칼이나 레이저, 회전식 분쇄기로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중격만곡증은 콧속 공간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 뼈가 휜 것이다. 역시 공기 통로가 좁아 쉽게 코가 막힌다. 거울을 봐서 코가 휜 사람은 대부분 비중격만곡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허 원장은 "코막힘이 만성화하면 감각이 무뎌져 반대편이 막힌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며 "콧구멍으로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휜 연골과 뼈를 펴거나 자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코가 막히는 사람은 물혹을 의심할 수 있다. 염증이 반복되면 점막이 부풀어 점차 커지는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드릴이 달린 절삭기로 물혹을 갈아 흡입하면 쉽게 치료된다.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는 코의 점막을 파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눈으로 직접 보며 위치와 깊이를 조절해 열을 발사하는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이 소개되고 있다.

집안에 코막힘 환자가 있다면 실내 온도는 20~25도, 습도는 50~60%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콧물 감기를 오래 끌지 않도록 하고, 코가 막혔을 때 강하게 풀지 않는 것도 요령이다. 코의 압력이 갑자기 높아지면 점막이 부어 염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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