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선수 전 구단서 온 메일 한 통···2억 사기 당한 인천UT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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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케힌데. 중앙포토

2019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케힌데. 중앙포토

프로축구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가 외국인 선수의 채무를 대신 변제하려다가 사기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22일 터키 프로축구 구단 데니즐리스포르 관계자를 사칭한 사기범을 조만간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는 구단 관할인 인천중부경찰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유나이티드는 2019년 외국인 선수 영입 당시 구단 예산 2억원을 날린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당시 구단은 데니즐리스포르의 외국인 선수 케힌데 영입을 추진 중이었다. 자신을 데니즐리스포르 관계자라고 밝힌 인물은 인천유나이티드에 이메일을 보내 “케힌데의 연봉 중 2억원을 계좌로 송금해 달라”고 요청했다.

케힌데는 데니즐리스포르에 채무가 있었고, 인천유나이티드가 그에게 줄 연봉 중 2억원을 구단에 보내기로 합의된 상황이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이메일로 받은 계좌가 구단 소유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데니즐리스포르 측에 문의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아 돈을 송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계좌는 데니즐리스포르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유나이티드 관계자는 “이메일을 보낸 사기범은 우리 구단이 데니즐리스포르로부터 요청받은 내용을 알던 외국인으로 추정한다”며 “우선 국내 경찰에 신고하고 필요하면 인터폴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인천시장이 구단주인 시민구단이다. 일각에서는 “혈세를 지원받는 구단인데 큰돈을 날린 데 대해 시민과 팬들에게 사과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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