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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가계 흑자율 사상최대…안쓰고 못써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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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자료사진. 뉴스1

지난해 4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자료사진. 뉴스1

지난해 가계 흑자율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가계가 지출을 줄여 '불황형 흑자'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흑자율은 1분기 32.9%, 2분기 32.3%, 3분기 30.9%, 4분기 30.4%로 나타났다. 모두 30%를 넘었다. 2003년 이후 작성된 가계동향 조사에서 분기 흑자율이 30% 이상을 기록한 것은 단 5차례다. 2016년 4분기 30.3% 단 한 차례 이후 네 차례 모두 지난해 발생한 기록이다.

소득에서 조세,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처분가능소득이라고 부른다. 흑자액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일상적인 의식주 지출 등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흑자율은 처분가능소득에서 바로 이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지난해 가계의 흑자율이 최고를 기록한 이유는 더 많은 소득을 올려서가 아닌 안 쓰거나 못 써서 기록한 불황형 흑자의 결과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이전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535만8000원으로 3.7% 늘었지만 가계지출은 394만5000원으로 4.9% 줄었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2~4분기 각각 4.8%, 1.6%, 1.8% 늘었다. 가계지출은 2분기에만 1.4% 늘어났고, 3, 4분기에는 각각 -2.2%, -0.1%를 기록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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