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대화로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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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문제를 해결하는 첫 걸음은 환자, 파트너, 의사가 주저하지 않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발기부전에 관한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전세계 캠페인 '대화를 시작합시다(Strike Up A Conversation)'를 제안한 윌리엄 피셔(William Fisher) 웨스턴 온타리오대학(캐나다) 심리학 및 산부인과 교수는 "발기부전은 당뇨병, 심장병 등 숨어 있는 다른 질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절대 가볍게 넘겨버려서는 안된다"고 7일 강조했다.

다음은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성(性)의학회 총회와 '대화를 시작합시다' 캠페인 출범 심포지엄에 참석중인 피셔 교수 인터뷰.

-- 전체 남성중 발기부전 환자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만약 18~75세 남성 전체를 놓고 보면 평균 비율은 16%로 추산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발기부전을 겪는 비율이 급속히 늘어난다. 대략 60대 이후에는 발기부전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 나이 이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나이뿐 아니라 의학적 상태와도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발기부전은 당뇨병, 심장병, 우울증, 고지혈증 등 더 심각한 질병과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종종 이런 질병들보다 증상이 먼저 나타나 지표 내지 경고 역할을 한다. 결코 무시하고 지나가서는 안 된다. 의사들 역시 이 문제를 필수 점검 항목에 넣어야 한다.

-- 발기부전에 대해 대화를 꺼리는 태도에 인종이나 문화권별로 차이가 있는가

▲말하기 힘들다. 우리가 발표한 유럽, 북미, 중남미 등 8개국의 경우 국가별로 큰 차이가 없었고 패턴도 비슷했다. 현재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해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긴 하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상태여서 지금 상태에서 예단할 수는 없다.

-- 발기부전 중 육체적 요인이 아니라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발기부전은 심리적 문제, 파트너와의 관계 문제, 육체적 문제 등이 함께 뒤섞여 어느 쪽이 결과이고 어느 쪽이 원인인지 알기 힘든 경우가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략 30%가 아닐까 싶다. 원인이 심리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상담은 도움이 된다.

--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Levitra)'를 시판하는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Bayer)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대화를 시작합시다' 캠페인의 후원자로 돼 있는데 객관성 문제는 없나

▲일단 연구 자체가 독립적인 연구자들에 의해 이뤄졌고 설문 작성 단계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구진들이 일을 독립적으로 진행했으므로 문제는 전혀 없다고 본다. 만일 업계측으로부터의 지원이 전혀 없다면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게 된다. 이번 캠페인은 긍정적 협력관계의 좋은 예라고 자부한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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