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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 CEO의 꿈…“언택트 시대에 '드론쇼' 사업성 충분"

중앙일보

입력

임현 유비파이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사진 유비테크]

임현 유비파이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사진 유비테크]

2021년 첫날, 소셜미디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드론 영상 한 편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서울 영동대로 인근에서 드론 약 1000대가 불빛을 내며 ‘2021’ ‘해피 뉴 이어’ 같은 문구로 새해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기획한 당시 드론 쇼는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 유비파이가 연출을 맡았다. 100% 국산 기술을 갖춘 유비파이는 7년 전 임현(36) 대표를 비롯한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 3명이 뜻을 모아 세운 회사다.

영동대로 드론 쇼 직접 연출 

지난 16일 중앙일보 서소문 사옥에서 만난 임현 대표는 "영동대로 행사 이후 회사에 대한 공신력이 올라갔다. 하늘에 띄운 드론 1000대가 실수 없이 정확히 작동해준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무게가 채 1㎏이 안되는 유비파이의 드론은 최대 20분간 비행하며 초당 6m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임 대표를 비롯한 유비파이 직원들은 드론의 성능 향상을 위해 장애물 회피, 위치 추정 등 자동항법 기술을 줄곧 연구해왔다.

임 대표에 따르면 유비파이의 드론 쇼는 기계공학과 코딩의 결합이다. 그는 "올림픽 매스게임 대형을 짜는 원리와 유사하게 드론의 항로를 컴퓨터로 미리 설계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드론 한 대마다 X·Y·Z축으로의 움직임(모션), 위치, 가속도 등 입체 데이터를 쌓아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임현 대표가 이끄는 유비파이는 NC 다이노스의 2020년 정규시즌 우승을 기념하는 드론쇼를 연출해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사진 NC소프트 기업 블로그]

임현 대표가 이끄는 유비파이는 NC 다이노스의 2020년 정규시즌 우승을 기념하는 드론쇼를 연출해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사진 NC소프트 기업 블로그]

영동대로 행사 이외에도 임 대표는 수차례 드론 라이트 쇼를 연출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11월 프로야구 NC다이노스의 정규 1위를 축하할 때도 유비파이의 드론이 밤하늘을 장식했다. 1년 전 국가보훈처의 6·25전쟁 70주년 기념식 드론 공연도 유비파이가 맡았다. 임 대표는 "수류탄 던지는 군인, 피어나는 무궁화같이 복잡한 메시지를 드론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드론 시장의 '신라면' 되고 싶다" 

임 대표는 "현재 한 회당 1억원이 넘는 드론 쇼의 가격을 낮추고 싶다"고 했다. 그래야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인 현재의 드론 쇼 시장을 일반 대중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업·소비자 간 시장(B2C)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역시 유비파이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장 콘서트, 폭죽놀이 같은 야외 행사를 유튜브 기반의 드론 라이트 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드론 쇼도 사업성이 충분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며 "'신라면'이 라면을 전 세계로 대중화했듯 드론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전에 없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 유비파이의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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