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수산물, 방사능 검출율 11배 높아···수입제한 유지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환경운동연합 일본산 농축수산물 방사능오염실태 분석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김정연 기자

17일 환경운동연합 일본산 농축수산물 방사능오염실태 분석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김정연 기자

2011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현 인근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비율이 여전히 다른 지역보다 11배 높게 나타났다.

17일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2020년 일본 후생노동성이 작성한 농수축산물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후쿠시마 사고 10년이 지났지만 방사능 오염이 후쿠시마 인근에 여전히 높게 남아있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식품들도 방사능 오염 수치가 다른 지역보다 심각하다”고 밝혔다.

검출률은 지난해보다 2배… 민물고기 오염 많아

자료 환경운동연합

자료 환경운동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후생성은 지난해 13만 9731건을 검사했다. 전년도인 2019년(37만 6696건)보다 검사 대상이 36% 줄었다.

반면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건수는 2019년 6946건, 2020년 5001건으로 크게 줄지 않았다. 검출률만 따지면 2019년(1.84%)에 비해 2020년(3.57%)이 2배에 가깝다.

방사성물질 검출률이 가장 높은 건 멧돼지, 곰, 꿩과 같은 야생조수(41.4%)였다. 이어 농산물(16.7%), 수산물(8.9%)이 뒤를 이었다. 수산물 중 곤들메기(140Bq/㎏), 잉어(92Bq/㎏)와 같은 민물고기에서 방사성물질이 많이 검출됐다.

보고서는 “후쿠시마 현의 70%를 차지하는 산림지역은 제염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비나 태풍으로 산림지역의 방사성물질이 강이나 호수로 유입되는 재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타지보다 방사능 적발 11배 

자료 환경운동연합

자료 환경운동연합

국내 수산물 수입이 금지된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서는 1만 582건 중 987건으로 조사대상의 9.2%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다른 지역은 0.8%에 불과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의 최경숙 활동가는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수산물이 타 지역보다 11배 많았고, 방사능오염수 해양 배출을 하게되면 이 수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세슘 검출률이 올랐다는건 사고로 인한 오염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반증”이라며 “일본 정부는 한국의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를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수입금지 조치를 계속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자료 환경운동연합

자료 환경운동연합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최경숙 활동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는 검사한 가공식품의 12.1%에서 방사능이 검출됐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1.1%에 불과했다”며 “가공식품은 2차 가공 후에도 세슘이 그대로 검출되지만, 원재료 표기가 없어 관리나 추적이 더 어렵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