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이면 인구가 마이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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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이 초래한 문제점

불과 몇십년 전 한국의 가족계획 캠페인이었던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라며 산아제한을 하던 시절에 비하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오늘날이 아닐 수 없다.

저출산을 초래한 여러 이유 중에서도 만혼, 독신의 증가, 육아문제, 교육문제 등 여러 원인이 이제 현실로 저출산 시대를 야기한 것이다. 인구 학자들은 한국에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약 1억의 인구가 있어야 이상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추세라면 한국에서 2020년이면 인구가 마이너스로 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인구가 줄면 노동력이며, 생산성이며 실로 문제가 하나둘이 아닐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의학적으로 고령인구라고 칭하는 것은 65세 이상인데,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 중에서 7%를 점하면 고령사회라고 한다. 한국은 벌써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이 고령인구가 2배가 되는 14%를 범하는 것이 2020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이나 프랑스가 고령인구가 7%에서 15%가 되는데 소용된 60~80년에 비해 한국은 급속도로 빠르게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출생수가 줄고 고령인구가 증가한다면, 나라 자체의 연령이 늘어나고, 결국 인구의 불균형은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소아과 의사인 본인의 주변에서 소아과 환자나 산부인과 분만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느끼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피부에 와닿는 현실인 것이다.

◇ 정부의 뒤늦은 대책

정부에서는 뒤늦게 이 문제를 인식해서, 인구고령사회대책팀을 구성해서 저출산 및 고령인구에 대책을 마련하느라고 부산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몇 가지 대책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해 보인다. 실제 젊은 맞벌이 부부가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아기를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각종 제도적 사회적 장치의 보완이 따라야할 것이다. 출산 장려정책으로 몇 십 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주는 것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아기를 낳아도 이 아기를 잘 육아 하면서 직장 생활을 영위하고, 이 가기가 잘 교육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따라야할 것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기를 맡길 곳이 없는...맡긴다 하더라도 그 비용이 엄청나고, 유치원부터 초등, 중고교 중의 엄청난 사교육비,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난에 허덕이는 이런 현재의 상황에서 그냥 아기만 더 낳으라고 홍보하는 것은 공염불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기의 귀여운 아기를 잘 육아하고 교육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자연히 출생아수도 증가될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의 출산장려정책이 마련되고 이것은 중장기를 내다보는 그런 방향이 되어야할 것이다.

정관수술을 실시하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주던 그런 산아제한의 시절도 있었다. 이런 것들의 여파와 IMF를 거치는 경제적 이유, 사회적 여건 등이 우리에게 저출산 고령사회로의 빠른 진입을 초래하게 했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밝은 미래와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우리에게 알맞은 인구 모델을 제시해서 적정 인구가 되도록 우린 그 노력을 지금 부터라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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