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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박찬호·추신수·류현진 선배와 팀메이트...난 복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등번호 17번을 양보해준 이태양에게 시계를 선물하는 추신수. 부산=김민규 기자

등번호 17번을 양보해준 이태양에게 시계를 선물하는 추신수. 부산=김민규 기자

"야구로 이슈가 돼야 하는데요."

SSG 투수 이태양(31)이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남긴 말이다. 이태양은 지난 11일, 팀 선배 추신수(39)로부터 고가의 시계를 선물 받았다. 추신수가 '애착 백넘버' 17번을 양보한 이태양에게 감사 표시를 한 것. 통 큰 선물이 야구팬 사이에도 큰 화제가 됐다.

이태양은 "너무 깜짝 놀란 선물이다. 처음에는 '받아도 되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추신수 선배가) 좋은 기운을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받았다"며 웃었다. 이어 "그 기운으로 올해 잘 해야 할 거 같다.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으 보이는 게 (선물에 대한) 보답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시계는 비공식 개시했다. 이태양은 "(전 팀 동료)류현진 형에게 시계를 사진 찍어서 보냈다. 현진이 형에게 '(너무 고가 시계이기 때문에) 못 차고 다닐 것 같다'고 하자 '차고 다녀야 (신수 형이) 더 좋아하실 거라"고 얘기하더라. 일단 어제 집에서는 차고 다녔다"고 웃었다.

추신수와 교감은 이미 시작됐다. 전날(12일) 휴식일을 맞이해 본가를 향한 이태양은 숙소를 떠나기 전 추신수에게 감사 인사를 위해 전화를 했다. 그는 추신수 선배 먼저 휴일 계획을 묻더라. '휴일은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는 말도 하시더라. 오늘(13일) 아침에는 잘 다녀왔냐고 먼저 물어봐 주셨다. 기분이 좋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투수는 타자에게 물어보는 게 많다"며  향후 추신수와 더 많은 소통하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태양은 메이저리거가 된 류현진(토론토), 박찬호(은퇴)와 한솥밥을 먹었다. 추신수와도 팀 메이트가 됐다. 이태양은 "'내가 운이 좋고 복이 많은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야구를 하면서 함께 뛰어보고 싶은 선수들이다. 이제 내가 야구를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SSG는 스토브리그에서 장타력이 좋은 내야수 최주환을 영입했다. 최정과 제이미 로맥이 건재하고,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의 재기도 기대를 걸 수 있다. 여기에 추신수가 합류했다.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 관건은 마운드다. 이태양은 "타선에는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투수들이 조금 더 힘내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내가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였다. 개막 전부터 좋은 기운을 얻은 이태양의 2021시즌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울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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