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대] 한의학교실 신설 추진

중앙일보

입력

서울대 의과대학(학장 왕규창)이 대학 내에 한의학교실을 신설하고 양방과 한방의 단일화를 추진키로 했다.

21일 서울대 의과대학에 따르면 의대는 최근 주임교수회의와 전체교수회의를 잇따라 열어 대학 내에 별도의 한의학교실을 설치하는데 합의하고 최종 보고서를 서울대 본부측에 전달했다.

이번 한의학교실 설치 결정은 서울대의대에 한의학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해 달라는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대학측은 설명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대학측은 우선 한의학연구소를 의대 내에 설립한 뒤 별도의 한의과대학을 신설하지 않고 전공과목 중 하나인 한의학교실을 둬 한의학 분야 석.박사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즉 양방의사들이 의대 교육과정을 거쳐 여러 전공 분야별로 진료과목이 정해지는 것처럼 한의학교실도 의대 내 전공과목 가운데 하나로 운영함으로써 양방과 한방의 의료시스템을 단일화하겠다는 것이 서울대의대측의 복안이다.

이왕재 연구부학장은 "올해 초부터 한의학 교육과정 설치를 놓고 고민해오다 한방의 과학화를 꾀하는 차원에서 먼저 한의학연구소를 설립, 운영한 이후에 한의학 전공을 두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방과 양방의 이분(二分)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는 한의과대학을 신설하기 보다는 양방을 축으로 하면서 한의학을 하나의 전공과목으로 인정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는 중국의 의료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은 서울대의대에 한의학 전공을 신설하는데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의사협회는 별도의 한의과대학이 아닌 한의학교실 신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의사협회 김현수 기획이사는 "한의학교실은 우리나라 의료체계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단과대학 규모가 아니라면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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