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야기] 관절염, 운동 없인 백약이 무효

중앙일보

입력

독자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운 건강기사가 바로 관절염에 관한 것이다. 암처럼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통증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대개 약물이나 수술 등 새로운 치료법에 솔깃해 한다. 언론도 첨단 신약이나 내시경.레이저.로봇수술 등 신기술을 선보이는데 주력한다.

그러나 관절염 극복의 정수는 정작 다른 곳에 있다. 심한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 K씨는 최근 MRI검사상 척추에서 디스크가 튀어나왔다며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증세는 수술 후에도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으로 잘 걷지 못하는 환자 L씨는 아무리 약을 먹어도 별로 좋아지지 않아 인공관절 수술을 검토 중이다. 무릎을 갈아내고 금속으로 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치료다.

비단 K씨나 L씨뿐이 아니다. 허리든 무릎이든 관절이 아프면 가장 먼저 약물이나 수술부터 떠올린다. 간편하게 빨리 낫고 보자는 바람에서다. 그러나 약물이나 수술부터 서두를 일은 아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문재호 교수는 관절염 환자들이 관절운동을 등한시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관절운동이야말로 관절염 치료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약물에서 인공관절까지 어떠한 치료도 관절운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라고 강조한다. 거창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관절운동 부족으로 재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K씨의 경우 운동부족으로 척추 주위 근육이 허약해져 있으면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효과가 반감된다. L씨의 경우 수백만원이 소요되는 고가의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도 관절운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다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관절운동은 결코 어렵지 않다. 요통의 경우 배를 안쪽으로 집어넣고 엉덩이는 앞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자주 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척추가 곧게 유지되므로 요통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배를 집어넣고 엉덩이를 밀어내는 동작은 처음엔 어색하지만 익숙해질 경우 서 있거나 앉아서도 쉽게 시행할 수 있다.

무릎의 경우 무릎을 곧게 편 채 무릎에 힘을 세게 줬다 풀어주는 동작을 자주 반복해준다. 무릎관절을 굽혔다 폈다 하지 않으므로 통증을 느끼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릎관절을 지탱하는 허벅지 앞쪽의 사두박근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깨결림으로 고생한다면 아픈 쪽 어깨를 벽과 마주하도록 직각으로 선 채 아픈 쪽 손가락을 벽에 대고 아래에서 위로 피아노치듯 올라가는 동작을 반복해준다. 손가락으로 체중이 분산되므로 어깨에 직접 체중이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면서 어깨 근육을 부드럽게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손가락 관절이 아픈 사람은 손에 사과를 쥔 듯한 자세로 손가락에 힘을 주는 동작이 좋다. 발바닥 통증이 있는 사람은 발가락으로 땅에 떨어진 수건을 주웠다 놓는 동작을 반복해준다. 목이 아픈 사람은 손바닥을 이마에 대고 목을 앞으로 밀거나 반대로 손바닥을 뒤통수에 대고 목을 뒤로 미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구체적인 동작 등 방법은 재활의학과에서 배울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