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로비 의혹' 또 뒤집은 김봉현 "돈 전달됐는지 모른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로비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법정에서 "실제로 돈이 전달됐는지 모른다"고 말해 기존 진술을 또 뒤집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강세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9년 7월 이 대표가 강 전 수석을 만나러 간다는 얘기를 듣고 쇼핑백에 현금 5000만원을 담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는 "일하는 데 필요한 경비 등 포괄적 차원에서 돈을 건넨 것"이라며 "준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 조사에서도 강 전 수석에 확실하게 돈이 전달됐다는 진술은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재판에서 강 전 수석 관련 로비 질문을 받자 "돈이 전달된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로비가 있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청와대 수석을 만나기로 했는데 비용이 필요하다'며 '5개'를 달라고 해 돈을 줬다"며 "연락을 받고 청와대로 들어간다고 해서 '돈이 전달된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러자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 전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여권 인사에 대한 로비 진술을 한 건 검찰과 검찰 출신 변호사의 회유 때문"이라 폭로하고 여권 정치인에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핵심 증인인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뒤바뀌자 이 대표 측은 김 전 회장을 재차 증인으로 불러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는 질문을 던졌다.

변호인은 "증인의 법정 진술과 언론 보도로 알려진 각종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번 사건 수사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