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00세인은 아침 꼭 먹는다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 100세인은 아침밥을 거르지 않습니다"

7~8일 전북 순창에서 열리는 '국제 백세인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미국 조지아대 심리학과 레너드 푼(61) 교수는 6일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계 100세인들은 아침밥을 꼭 챙겨먹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콩 출신으로 지난 1950년 미국으로 건너간 푼 교수는 장수 연구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미국정신건강연구소(NIMH)가 연간 1천300만달러의 연구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는 국제 장수(長壽)연구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푼 교수는 100세를 넘겨 장수하는 노인의 특징으로 ▲유전적 영향(아버지의 수명) ▲남성과 여성의 성별 차이 ▲가족의 부양 여부 ▲정신기능의 온전 여부 ▲적절한 영양섭취 등의 5가지를 꼽았다.

그는 장수 노인의 첫번째 특징으로 꼽은 유전적 영향에 대해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장수 여부가 자식들에게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후대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은 대략 25~30% 정도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세계 최고 장수벨트로 꼽히는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민들의 특징적인 식습관으로 ▲육식은 거의 않는 대신 고구마와 생선을 주로 먹고 ▲지방이 적으면서 비타민-A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하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들어 오키나와 젊은이들의 식습관이 서양식으로 바뀌면서 평균수명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는 100세를 인간수명의 한계라고 생각했지만 갈수록 수명은 늘어나고 있고 장수는 그 나라의 건강지표가 됐다"면서 "몇 년 전 숨진 프랑스의 122세 잔 칼망 할머니는 정신기능에 전혀 이상이 없는 건강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푼 교수는 "60년대 52세였던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현재는 76세로 늘어났다는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면서 "이는 세계인의 평균수명 증가세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조지아주의 100세인(242명)과 일반노인(400명)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조사결과도 공개했는데 미국의 100세인들은 ▲흡연자가 거의 없었으며 ▲중간 정도의 음주 ▲뚱뚱하지 않으면서 신체활동을 많이 하고 ▲우울증이 없었다고 밝혔다.

푼 교수는 "미국은 흑인여성, 백인여성, 흑인남성, 백인남성 등의 순으로 수명이 긴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는 유전적, 문화적, 생활양식 등이 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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