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 쓴 클래식 길라잡이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지휘자 금난새(사진) 하면 청소년음악회가 떠오른다.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는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출세작'이기도 하다.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은 그동안 청소년음악회에서 들려준 해설 원고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은 아니다. 바흐.헨델에서 슈베르트.멘델스존을 거쳐 드뷔시.라벨에 이르는 서양음악사의 거장들을 소개하는 길잡이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대표적인 작곡가들을 두 명씩 묶어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하이든의'고별 교향곡', 베토벤의'에그몬트 서곡', 로시니의'빌헬름 텔 서곡', 슈베르트의'미완성 교향곡', 멘델스존의'이탈리아 교향곡', 무소르그스키의'전람회의 그림'등 '금난새의 추천음악'코너에는 지휘대 위에서 들려주던 어눌하면서도 구수한 입담이 배어있다.

쉽게 풀어쓴 음악상식을 곁들여 푸가.교향시 등 다소 어려운 음악용어를 정리해 놓았다. 그림.사진 등 풍부한 시각 자료를 동원해 눈으로 듣는 음악에도 신경을 썼다. 또 음악을 직접 들어보라는 뜻에서 금씨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로시니의'현을 위한 소나타 제2번', 모차르트의'교향곡 제40번'등을 부록 CD에 담았다.

하지만 "지금 연주하는 악기는 플루트입니다""베토벤은 말년에 청각 장애로 무척 고생했답니다"라는 식의 해설이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의 4악장에서 '긴 항해 끝에 육지에 도착해 땅 위에 집을 짓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회화적 연상법'도 마찬가지다. 그보다는 낭만주의 시대에 민요 선율이 교향곡의 주제로 사용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것은 어떨까. 금씨가 머리말에 쓴 것처럼 클래식은 '규칙을 알아야 즐길 수 있는 야구경기'이기 때문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