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스트레스, 태아에 영향 끼친다.

중앙일보

입력

임신 3-6개월사이에 스트레스와 불안을 자주 겪은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나중에 문제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로이벤 가톨릭대학 심리학교수 베아 반 덴 베르겐 박사는 미국의 아동심리학 전문지 '아동발달' 최신호(7-8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임신12-22주사이에 불안과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아이가 나중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불안장애 또는 "행동화"(acting out)같은 행동장애를 나타낼 위험이 높다고 밝힌 것으로 미국의 의학뉴스 전문통신 헬스데이 뉴스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반 덴 베르겐 박사는 스트레스나 불안을 느낄 때 마다 이것이 즉각즉각 태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들이 지속될 때 그 축적효과가 문제가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신말기의 스트레스는 아이들의 행동장애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 덴 베르겐 박사는 덧붙였다.

반 덴 베르겐 박사는 어머니 71명을 대상으로 첫 아기의 임신 중 겪은 스트레스와 불안이 어느정도나 되는지를 자세히 조사하고 이어 이들이 출산한 아이들이 8-9세 되었을 때 어머니, 학교교사, 중립적인 제3의 관찰자들로 부터 의견을 취합해 아이들이 행동장애 또는 불안장애가 있는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임신 중 스트레스와 불안이 ADHD에는 22%, "행동화"와 공격적 행동 같은 행동장애에는 15%, 불안장애에는 9% 각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어머니의 임신 중 흡연 여부, 아이들의 출생시 체중, 어머니의 출산 후 불안장애 등 다른 요인들을 감안한 것이다.

이 결과는 자궁에서 태아가 발달하는 예민한 시기에 모체에서 나타난 특정 정서적 불안요인들이 태아의 생물학적 시스템에 "입력"된다는 이른바 '태아 프로그래밍'학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반 덴 베르겐 박사는 지적했다.

임신여성이 불안에서 자유롭기는 어렵겠지만 내가 스트레스를 느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태아에 전달된다고 생각하고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나 불안을 유발하는 일을 당할 때 되도록 침착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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