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산 수돗물" 파동 확산

중앙일보

입력

수돗물, 끓여 먹으면 괜찮을까.

대구 수돗물에서 발암물질 1.4-다이옥산이 검출됐음에도 시 당국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시는 환경부 검사(2000~2002년)에서 1.4-다이옥산이 검출됐던 두류.매곡.가창.공산정수장에 대한 자체검사 결과 두류.매곡 2개 정수장에서 소량의 다이옥산이 여전히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대구시는 그러나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크게 못 미치고 물을 끓이면 최고 96%까지 제거된다며 수돗물을 끓여 마실 것을 당부했다.

대구의 두류.매곡정수장에서는 국립환경연구원이 2000년부터 3년간 수질을 검사한 결과 1.4-다이옥산이 평균 36.8㎍/ℓ, 30.2㎍/ℓ 검출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이 같은 대구시의 조치에 시민들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 등에 글을 올려 근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 시민은 '끓여 먹더라도 상당량 걸러진다는 것이지 완전 제거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인데 시민들은 뭘 믿고 수돗물을 먹겠느냐'고 항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시 당국의 얘기는, 끓이지 않은 수돗물은 위험하다는 뜻'이라며 '쓰레기만두 먹는 게 낫지, 대구 수돗물은 못 믿겠다'고 글을 올렸다. 지역 환경단체들도 근원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윤기웅 간사는 "끓여 먹으면 괜찮다는 발표도 넌센스지만 실험 자체도 신빙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또 1.4-다이옥산의 배출원(구미지역 10개 섬유업체)을 찾아내고도 방류수 기준에서 이 물질이 빠졌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 장관 면담을 통해 이들 업체의 조업중지 등을 요청할 방침이다.

윤 간사는 "대구시가 대(對) 시민 사과 또는 책임자 문책 등도 없이 임시방편적인 자체수습에만 매달려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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