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비오듯 다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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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은 체온 조절을 위한 인체 활동의 부산물. 체온이 올라간다거나 흥분을 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받아 땀 분비를 지시한다. 200만~400만개의 땀샘을 통해 하루 흘리는 땀은 600~700㎖ 정도. 운동을 하면 2~3ℓ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질환도 없는데 땀이 나는 다한증 환자들이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해 항상 긴장상태에 있는 것처럼 땀을 쏟는다.

◆ 수술은 보상성 다한증 감안해야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교감신경 절제술이 있다. 겨드랑이에 2~10㎜의 구멍을 뚫고 비디오 흉강경을 몸 속에 넣어 화면을 보면서 수술한다. 땀 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을 자르면 해당 부위의 땀이 나오지 않는다. 예컨대 얼굴에 땀이 많을 때는 제2늑골 위, 손바닥은 제3늑골 위의 교감신경을 절단한다. 효과는 반영구적이지만 보상성 다한증이 문제다. 해당 부위에 나오던 땀이 등이나 배쪽으로 가는 것. 게다가 다한증이 있던 신체 부위엔 땀이 전혀 나지 않아 피부건조증을 유발한다.

◆ 약물 효과는 일시적
바르는 약에는 알루미늄 클로라이드가 있다. 땀샘 분비세포를 위축시켜 땀 분비를 줄인다. 땀이 많은 부위의 털을 면도하고, 하루나 이틀 지난 후 약물을 발라준다. 자기 전에 바르고 다음날 아침에 닦아낸다. 일부에서 피부가 벌겋게 변하거나 갈라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먹는 약도 있다. 땀 분비를 촉진하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에 대항하는 항콜린제를 처방한다. 몸 전체에 영향을 미쳐 입안이 마르는 구갈증을 예상해야 한다.

◆ 보톡스 요법도 효과
보툴리눔 독소가 땀 분비를 촉진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차단한다. 다한증 부위에만 작용하므로 구갈증.변비.심장박동 증가 등 전신 부작용은 없다. 시술 시간은 10~15분. 시술 후 한 두 주가 지나면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단점은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반복 시술해야 한다는 점. 손바닥은 3~6개월, 발바닥은 3개월, 이마는 6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 외과수술 대체 기법 속속 등장
겨드랑이 땀의 경우 롤러클램프와 고바야시 절연침, 최근 소개된 리포셋 등이 있다. 모두 흉터나 운동장애 등 외과적 절제술에 의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됐다. 겨드랑이를 작게 절개하고 롤러 클램프 등의 기계를 이용, 진피층의 땀샘을 긁어낸다.

최근 등장한 리포셋 흡입술도 권할 만하다. 환자 만족도 95%로 비결은 겨드랑이에 집어넣는 금속관에 있다. 땀샘 흡입구멍이 진피 쪽과 맞닿는 부위에 있어 피하지방층과 진피층 경계 부위에 밀집한 땀샘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것. 최근 테마피부과에서 피부과학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23명의 시술자 중 보상성 다한증이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 시술 부위가 붓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탄력성이 높은 섬유로 제작된 옷을 약 2주간 착용해야 한다.

고바야시 절연침은 특수 고안된 침으로 겨드랑이 밑의 땀샘과 아포크린 선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정도에 따라 여러 회 치료를 받는다. 레이저 영구제모술과 함께 시행되며 액취증 치료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도움말
한양대 구리병원 흉부외과 전순호 교수,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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