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정부에서 가파르게 집값이 오른 이유를 유동성과 저금리 때문이라고 최근 밝힌 것과 관련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의원은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출신으로,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냈다.
윤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정부 4년 통화량과 문재인 정부 4년 통화량을 비교하며 문 대통령의 견해를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이전 정부와 이번 정부의 통화량 증가율은 비슷한데, 부동산 가격 상승률만 월등히 높아졌다는 의견이다.
그는 "2020년 말 총통화(M2)가 약 3200조원으로 발표됐다. 1년 전 대비 9.8% 증가한 액수"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연도인 2016년 연말 기준 총통화는 2407조원 정도로 4년간 약 800조원, 누적 증가율은 32.9% 정도"라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말 총통화량은, 835조 원이었으니까 2016년 말의 2407조 원까지 4년간 총통화 증가율은 31.1%다"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2012년에서 2020년까지 8년을 4년씩 두 기간으로 끊어보니 총통화증가율이 (박근혜 정부와문재인 정부는) 각각 32.9%와 31.1%,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금리 기조 하에서 돈이 풀리는 속도는 아주 비슷했다"라며 "하지만 집값은 어땠느냐"라고 되물었다.
집값 상승에 대해 윤 의원은 "부동산원 지수를 사용해도 서울지역 집값 상승률은 2012년 말에서2016년 말까지 4년간은 6.5%인데, 2016년 말에서2020년 말까지 4년간은 14.4%였다"고 적었다. 두 정부의 4년간 통화량 증가율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서울지역 집값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거의 두 배가 넘는다는 게 윤 의원의 결론이다.
특히 윤 의원은 "강남 아파트만 따로 보면 박근혜 정부 임기 상승률은 31%,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서 2020년 말 까지 상승률은 74%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돈이 풀려 집값 올랐다는 단순한 설명이 얼마나 한계가 많은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유동성·저금리 탓'은 지난달 18일 진행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그 원인으로는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게 돼 있는 상황에서 인구가 감소했는데도 (작년 한 해에만) 61만 세대가 늘었다"며 "이는 예년에 없던 세대 수의 증가였고, 이로 인한 공급 부족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