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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5·18 가두방송 전옥주씨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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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옥주

전옥주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초기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거리방송에 나섰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사진)씨가 16일 별세했다. 72세.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전씨는 당시 서울의 한 대학에서 고전무용을 전공하고 무용학원을 차리기 위해 준비중이었다. 하지만 친척이 있는 광주에 갔다가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 모습을 보고 마이크를 잡았다. 계엄군을 향해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느냐”며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냐”고 외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씨는 계엄군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했고, 평생 후유증을 앓아왔다. 포고령 위반 등 혐의로 15년형을 받고 수감됐다가 81년 4월 사면됐다.

전씨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배우 이요원이 열연한 ‘신애’의 모델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빈소는 경기도 시흥시 시화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9일이며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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