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웰빙] 매실, 용하다 용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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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의 녹색 열매, 매실(梅實). 신맛이 너무 강해 과일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생으로 먹지 않는다. 매실은 과일 중에서도 약성이 강해 한방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매실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까지 수확철이다. '3독(음식.피.물의 독)을 풀어준다'는 매실의 건강 효과, 이용법, 섭취시 주의사항을 알아보자.

◆ 건강 효과
최근 매실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보해중앙연구소 정종태 박사팀은 덜 익은 매실(청매)이 암세포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폐암세포(A-549).위암세포(KATOⅢ).유선암세포(MCF-7).난소암세포(SK-OV-3) 등에 매실 추출물을 떨어뜨렸더니 암세포 증식이 55 ~ 99%나 억제됐다는 것.

대웅식품 중앙연구소 황자영 박사팀은 매실즙이 알코올 분해를 촉진한다고 발표했다. 매실즙이 알코올분해효소(ADH)의 활성(活性)을 38% 높였다는 것이 그 근거다. 또 숙취의 원인 물질인 아세트 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ALDH)의 활성은 10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를 "음주 뒤 숙취.주독 해소에 매실이 특효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풀이했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한방병원 김상우 교수는 "매실에 든 피루브산과 피크린산은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높이며 독성물질을 해독한다"며 "늘 피곤해 하거나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매실 농축액을 물에 타서 마시면 다음날 아침에 한결 가뿐하다"고 조언했다.

피로 해소에도 그만이다. 특히 피로 유발물질인 젖산이 쌓여 어깨 결림.두통.요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좋다. 매실에 풍부한 구연산이 젖산을 분해시켜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피부를 탄력있고 촉촉하게 하는 등 피부 미용에도 한몫 한다. 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 곪거나 상처난 부위에 매실 농축액을 바르거나 습포를 해주면 화끈거리는 증상이 없어지고 빨리 낫는다. 감기로 인해 열이 날 때는 '자연 해열제'가 된다.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인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는 것도 강점이다. 매실엔 칼슘이 포도의 2배, 멜론의 4배나 들어 있다.

◆ 이용법
매실은 귀중한 한약재다. 한방에선 미숙한 매실의 껍질.씨를 벗긴 뒤 짚불 연기에 그을려 말린 오매(烏梅)를 약으로 쓴다. 까마귀처럼 까맣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경희대 강남한방병원 고창남 교수는 "세균성 이질로 진단되면 오매 18g을 달여 먹고, 만성 습진이 있으면 오매 20g을 달여 고약처럼 농축한 뒤 하루에 세번(한번에 반숟갈씩)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급체.설사 등 급성 위장병에는 매실가루를 따뜻한 물에 타 마시고, 편도선염이 있으면 매실즙을 물에 타 목을 헹굴 것을 권했다.

일본인은 매실 장아찌인 우메보시를 즐겨 먹는다. 주먹밥.도시락에 넣거나 생선회를 먹을 때 고추냉이 대신 먹어 식중독을 예방한다. 청매를 씻어 물기를 완전히 뺀 뒤 과육을 여섯쪽으로 잘라 설탕과 함께 용기에 넣고 15 ~ 20일쯤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매실 절임이 만들어진다. 이어서 건더기만 건져 물기를 뺀 뒤 죽염 등으로 소금간을 해 냉장고에 보관해 뒀다가 생각날 때마다 꺼내 먹는다. 단 매실 절임은 식염 함유량이 많으므로 식전에 하루 한알씩 먹는 것이 좋다.

◆ 섭취시 주의할 점
대추밭한의원 홍성관 원장은 "덜 익은 매실을 먹으면 치아와 뼈를 상할 수 있다"며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아미그달린이란 독성 물질이 매실의 씨(다량)와 과육(소량)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덜 익은 매실 씨는 부드러워 부서지기 쉬운데 이때 아미그달린이 분해돼 유독한 청산(靑酸)이 된다. 매실주를 담글 때 매실을 나중에 건져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청산은 잘 익은 매실이나 가공을 하면 대부분 없어진다. 순천대 식품과학부 김용두 교수는 "5월 13 ~ 20일에 수확한 매실엔 아미그달린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이후 점차 줄어 6월 1일엔 가장 적어진다"고 말했다.

매실은 또 위산이 많아 자주 속쓰림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처방되지 않는다. 병 기운이 심할 때나 감기 초기에 땀을 내야 할 때도 삼가는 것이 원칙이다.

◆ 매실은
원산지는 중국 쓰촨성.후베이성의 산간이며 3000년 전부터 약재로 써왔다. 국내에선 2002년에 9490t이 생산됐다. 주성분은 수분(85%).당질(10%).유기산(5%)이다. 유기산은 구연산.사과산.호박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구연산 함량이 다른 과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미네랄이 많이 든 과일로도 유명하다. 사과보다 칼슘이 4배, 철분이 6배, 마그네슘이 7배, 아연이 5배 더 들어 있다. 열량은 100g당 29㎉로 낮다.

◇ 매실주

■ 재료
청매 1.2㎏, 소주 1.8ℓ, 설탕 600g

■ 만드는 법
① 매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마른 헝겊으로 잘 닦아 하룻밤 시원한 곳에 둔다
② 소독한 병에 매실과 설탕을 켜켜이 넣은 뒤, 소주를 부어 서늘하고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 숙성시킨다
③ 다 익으면 아름다운 호박색이 되는데, 보통 3개월이면 숙성된다
④ 오래 익힐수록 맛과 향이 좋아지므로 3, 4년 숙성시켜 마신다

◇ 매실잼

■ 재료
청매 1㎏, 설탕 1.4㎏ 정도, 물 3컵

■ 만드는 법
① 청매를 씻은 뒤 껍질을 벗겨 씨를 뺀 뒤 얇게 썰거나 믹서에 간다.
② 준비된 재료를 냄비에 붓고 처음에는 한번 끓인 뒤 끈기가 생길 때까지 은근히 졸인다.
③ 단맛의 정도는 기호에 맞게 조절한다(냄비는 도자기.내열 유리.법랑 재질을 쓰는 것이 좋다).
④ 찬물에 한 방울 떨어뜨려서 퍼지지 않으면 적당한 상태다

◇ 매실차

■ 재료
매실, 꿀30g

■ 만드는 법
① 매실을 잘 씻은 뒤 씨를 빼고 햇볕에 말린다
② 분마기에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든 매실 1g에 꿀 30g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
③ 잘 씻은 매실을 그늘에서 말린다
④ 말린 매실을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이다 물이 팔팔 끓으면 불을 약하게 줄여 15분쯤 더 끓인 뒤 따뜻하게 식혀 꿀을 타 마신다

<자료 : 포천중문의대 강남차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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