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검진" PET 검사…크기 5㎜이상 암 온몸 훑으며 색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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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검진으로 알려진 PET(양전자 단층촬영)검사가 각광받고 있다. PET란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찾아내는 진단장비. 한번의 검사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한꺼번에 암 발생 여부를 찾아낸다. 이론적으로 지름 5㎜ 이상의 암은 PET를 통해 걸러진다.

1994년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 처음 도입된 이래 10여 대가 서울지역 대학병원에서 가동 중이다.

그러나 기존 PET에 CT(전산화단층촬영)기능까지 추가돼 검사시간을 단축시키고 정확도를 높인 최신 기종(PET CT)이 개발되면서 수입이 급증, 지방 대학병원 등 올해 상반기 내에 전국적으로 30여 대가 가동될 예정이다.

◇투망식 암 검진이 장점
기계당 30억원이 넘는 고가장비인 PET는 1회 검사비용만 90만~120만원에 달한다. PET 검사를 받으려면 먼저 6시간 금식 후 방사성 동위원소 물질인 FDG를 주사한다. 대기실에서 누운 상태로 45분~1시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원통형 PET 기계 안으로 들어간다. 기계 안에서 본격적인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30분~1시간. 아프지 않고 마취나 입원도 필요없다. 이때 사용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극미량인 데다 반감기가 110분으로 매우 짧아 체내에서 금세 소멸되므로 부작용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김병태 교수는 "PET는 CT나 MRI와 달리 전신에 생기는 여러 종류의 암을 한꺼번에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악성림프종과 피부암(악성흑색종).폐암.유방암.뇌종양 등 두경부암.식도암.갑상선암을 정밀하게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

◇과대포장된 측면도 있다
김교수는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과 대장암.간암이나 콩팥암과 방광암의 경우 50% 내외로 진단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들 암에 대해선 PET에서 암이 없다는 이른바 '정상'판정을 받아도 마냥 안심할 순 없다는 뜻. 암이 있어도 없다고 나오는 위음성 확률이 50%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양성으로 나왔지만 암이 아닌 위양성도 있다. PET는 암 이외에 결핵 등 염증 소견에도 양성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폐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돼도 폐암이 아니라 결핵일 가능성이 있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처럼 '한번 검사로 마법처럼 암 덩어리를 손쉽게 찾아내는 만능검사'는 아닌 셈이다. 위암은 내시경, 자궁경부암은 질세포진검사 식으로 부위별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값싸면서도 확실한 암 조기발견 수단이다.

◇어떤 경우에 도움을 줄까
흡연 등 암 유발 요인을 갖고 있거나 집안에 암 환자가 많은 경우, 체중감소와 잦은 기침 등 암을 의심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선별적으로 받아볼 만 하다. 간편하게 머리에서 발끝까지 종양 발생을 점검해볼 수 있는 유일한 검사이기 때문.

검사비용을 감당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무증상인 일반인도 받아봄 직하다. 비록 일부 암은 진단율이 낮지만 50% 확률만이라도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있다.

이 밖에도 암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현재 항암제 등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지 여부나 재발 여부를 판정하는데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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