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기본소득제에 대해 "감당할 수 있을지, 누가 감당할지, 그에 따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차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본소득제는 이 대표의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정책이다.
이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으로 1인당 50만원씩 주면 한해 300조원이 든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우리가 한 해 세금으로 거두는 게 300조원쯤 된다"며 "그러면 (기본소득을 할 경우) 지금 세금의 두 배를 거둬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놓은 신(新)복지체계도 부담이 늘기는 마찬가지"라며 "'흑이나 백이냐' 따지기보다는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기본소득을 하는 곳은 미국 알래스카뿐'이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기자들이 자꾸 묻길래 질문을 차단하는 방편으로 짧게 말한 것"이라며 "짧은 말을 가지고 자꾸 부풀려지는 것은 정치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등에서 1위에서 밀려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선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며 "조금 아프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 높은 지지도는 짐인 면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여·야 협치 방안과 관련해 "얘기도 하고 노력도 해봤는데 잘 안 된다"며 "그동안 약속한 것이 안 지켜지고 있는데 새로운 약속을 하는 것이 과연 소용이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 손실보상 방안 등을 놓고 당 지도부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드러낸 당정 갈등과 관련해선 "경제부총리의 생각이 중요하지만,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