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70%이상 통증 못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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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 빠진 사람'. 한국인에게 쓸개는 자존심의 상징이다. 그런데 요즘 쓸개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꽤 많다. 쓸개는 다른 말로 담낭이다. 이곳에 돌이나 염증, 심한 경우 암이 생기면 아예 떼어낸 채 생활한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농축시켜 보관하는 주머니다. 하루 500~600㎖ 정도 배출돼 지방을 소화시키는데 사용된다. 담낭과 담도,그리고 이곳에 흔히 생기는 담석을 들여다봤다.

◇ 통증 없는 사람이 더 많다.
"3년 전부터 이따금 명치끝이 잠자기 불편할 정도로 아프다"며 병원을 찾은 C씨(42.여). 초음파 검사에서 담낭에 3~7㎜ 정도의 크고 작은 담석이 다섯개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씨의 통증은 복강경 수술로 담낭을 제거한 뒤 사라졌다. 담석 인구는 서양에선 성인의 10%,우리나라는 5% 정도. 이 중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없으며 C씨처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20~30%에 불과하다.

증상 중에는 담낭에 있던 담석이 내려와 담관을 막을 때 생기는 통증이 가장 흔하다. 이때 명치끝이나 복부의 오른쪽 윗부분에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통증이 심한데 담관을 막아 염증이나 세균감염 등이 일어나면 담낭염까지 발생한다. 담낭염은 열.심한 통증.메슥거림.구토.황달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 제거해도 별 문제 없다.
담석은 위치에 따라 담낭에 있는 담석, 총담관에 있는 담석, 간 속의 작은 담관인 간내(肝內)담도에 생긴 담석 등으로 나뉜다.

담낭 내 담석은 통증 등 담석으로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있을 때 제거한다. 다행히 1987년 도입된 복강경 시술로 담낭염 등 합병증이 없는 한 수술자국을 거의 남기지 않고 담낭 제거가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담즙을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담낭을 떼어 내도 괜찮은 걸까. 물론 괜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김선회 교수는 "처음 수술 후 두 세달간 기름진 음식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져 속이 더부룩하지만 이후부터는 몸이 적응한다"고 설명한다.

총담관 내 담석도 담즙이 흐르는 길을 막아 담낭염.췌장염.담도성 경화 등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담석을 제거해야 한다.

가장 골치아픈 담석은 간의 담도에 생긴 담석. 담석증 환자의 10~15%를 차지한다. 담석이 간 속에서 지속적인 자극을 줘 염증이 간경화로 진행하기도 하고, 이로 인해 10~15%의 환자에게선 암이 발생한다.

따라서 담석이 한쪽에 국한됐을 땐 해당 부위의 간을 제거하며, 담석이 간 전반에 걸쳐 골고루 퍼졌을 땐 필요할 때마다 담석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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