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줄인 간염 신약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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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간염치료제 두 가지가 최근 잇따라 국내 의료계에 도입됐다. 주인공은 다국적 제약회사 GSK의 B형간염 치료제 헵세라(성분명 아데포비어)와 로슈의 C형간염 치료제 페가시스(성분명 페그인터페론).

둘 다 수년전 다국적 제약회사에 의해 개발된 신약으로 최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시험을 거쳐 시판이 허용됐다. 우리나라에서만 최소 300만여명의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헵세라와 페가시스는 어떤 약인지 살펴본다.

◇ B형 간염에 하루 한알 복용

B형간염 치료제 헵세라=B형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 복제에 필요한 효소 작용을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 하루 1회 복용한다. 국제적 의학잡지 NEJM에 실린 임상시험(48주 복용) 결과를 보면 e항원 음성인 B형간염 환자의 경우 64%에서 간조직 개선 효과가, 51%에서 바이러스 DNA 수치가 낮아졌으며, 72%에서 간효소수치인 ALT가 정상으로 떨어졌다.

또한 e항원 양성인 B형간염 환자의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24%에서 활동성 지표인 e항원이 소실되는 결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헵세라의 장점은 부작용이 적고 기존 치료제인 제픽스(성분명 라미뷰딘)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 내성 바이러스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현재 B형 간염 환자에게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제인 제픽스의 경우 1년 이상 장기 복용시 약발이 듣지 않는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대한간학회 회장인 서울아산병원 내과 서동진 교수는"헵세라는 제픽스 치료시 바이러스 내성이나 변이가 나타났던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형간염의 경우 치료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먼저 제픽스를 사용하고, 제픽스로 효과를 보지 못할 때 헵세라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C형은 일주일에 한번 주사

C형간염 치료제 페가시스=기존 간염 치료제인 인터페론의 분자구조식을 바꿔 편이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치료제. 먹는 약이 아닌 주사제다. 지금까지 최선의 C형간염 치료제는 '인터페론+리바비린'병합요법. 그러나 10명 중 3~4명에서만 효과가 나타날 뿐 아니라 일주일에 3회씩 1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과 두통.몸살 등 심한 부작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인터페론 대신 페가시스를 사용해 리바비린과 동시 투여할 경우 성공률이 10명 중 5~8명으로 높아지며 부작용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일주일에 한번만 주사해도 되는 것도 장점 중 하나.

통상적으로 C형간염의 치료란 약물 투여를 중단한 뒤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치료에 성공한 환자의 99.4%는 2년 뒤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가톨릭대 의대 내과 윤승규 교수는 "현존하는 C형간염 치료제 가운데 페가시스+리바비린 병합요법이 가장 효과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내과 한광협 교수는 "페가시스의 출현으로 C형간염은 6개월에서 1년만 치료받으면 약물을 끊어도 재발되지 않는 이른바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주의사항

헵세라와 페가시스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단순히 간염 바이러스만 혈액 검사상 나타나는 이른바 '건강 보균자'는 치료 대상이 아니다. 이들에게 간효소수치가 올라가는 등 간염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할 수 있다. 즉 건강 보균자가 아닌 간염 환자가 치료 대상이다. 둘 다 신약으로 약값이 비싸고 건강보험이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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