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잘 내는 사람, 사망 위험 20% 높아

중앙일보

입력

화를 잘 내고 공격적인 남자는 부정맥의 한 가지 형태로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방세동(心房細動)을 겪을 위험이 상당히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이란 2개씩의 심방과 심실로 이루어진 심장의 윗부분인 좌우심방이 규칙적으로 혈액을 심실로 밀어보내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떨리는 현상으로 이로인해 혈액 흐름이 정체되면 혈전이 형성되고 심혈관질환 또는 뇌졸중 위험이 커지게 된다.

미국 위스콘신 주 칠리에 있는 이커 역학상사(Eaker Epidemiology Enterprises) 사장이자 역학전문가인 엘렌 이커 박사는 미국심장학회(AHA) 학술지 '순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에 처음 시작된 유명한 '프래밍검 심장조사'에 참여한 남자 1천769명, 여자 1천913명의 '미니애폴리스 다면적 인성검사'(MMPI)와 심장건강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분노-호전성 테스트 성적이 높은 남성이 낮은 남성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이 30%, 사망 위험이 20%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성에게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심장병 발생시기가 늦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이커 박사는 말했다. 조사대상자들의 평균연령은 이 조사 실시 당시 48.5세 였다.

이커 박사는 고혈압, 콜레스테롤, 연령 등 다른 요인들을 감안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이커 박사는 이에 비해 항상 조급하고 경쟁적인 A형 성격의 소유자들에게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이는 '분노와 적의'가 독립적인 심방세동 위험요인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일러 대학 메디컬 센터의 심장전문의 존 오스본 박사는 분노와 적대감이 심장병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연구보고서는 좀 더 확실한 연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심리학교수인 캐서린 스토니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라면서 분노-적대감이 심혈관질환과 어떻게 연관되는 것인지 그 메커니즘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댈러스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