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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약한 어린이 잡곡밥 피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우리 집 네 식구는 모두 잡곡밥을 먹어요. 아들(6)과 딸(4)이 처음엔 싫다고 떼를 썼지만 달래고 나무라서 결국은 먹게 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자녀를 둔 강모(32.서울 방배동)씨의 잡곡밥 예찬이다.

잡곡밥이 훌륭한 영양식이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양질의 단백질.필수 지방.미네랄.비타민 등 건강을 지켜주는 영양분들이 쌀밥보다 훨씬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잡곡밥을 권할 때는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특히 6~7세 이하 어린이에겐 잡곡밥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 4세 이하는 쌀밥이 좋아

◇ 잡곡밥이 손해인 아이들

한방에선 어린이가 잡곡밥을 먹으면 기(氣)가 정체(기체증)할 수 있다고 본다. 소화기계가 약한 아이들에게 잡곡밥이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평소 얼굴색이 누렇거나 푸석해 보이고, 손.발톱이 얇아지면서 잘 벗겨진다. 또 툭하면 체하고, 입냄새도 심하다.


딱딱하고 덩어리진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는 아이들도 잡곡밥은 상극이다. 이런 아이는 목 부위의 기체증부터 풀어줘야 한다. 강남차한방병원 이동규 교수는 "소화 기능이 약한 아이라면 억지로 잡곡밥을 먹이기보다 위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창출.백출.향부자 등이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한약재"라고 설명한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 하고, 밥 대신 군것질로 배를 채우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찬 음식은 위장의 활동을 방해하므로 따뜻한 밥을 일정한 시간에 적당하게 먹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 한 종류씩만 먹어야

대추밭 한의원 홍성관 원장은 "4세 이하의 아이는 잡곡밥 대신 쌀밥을 먹는 것이 좋다"며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두뇌 발달을 돕는 당질(탄수화물)이며, 이는 쌀밥에 많이 들어 있다"고 강조한다. 또 콩 대신 두부, 현미 대신 시금치.당근을 아이 식탁 위에 올리라고 권했다. 식이섬유.미네랄이 풍부한 김.미역도 이 시기의 추천 식품이다.

이 시기엔 잡곡밥을 먹이더라도 한 주에 두 번이면 충분하다. 또 대여섯 가지 잡곡을 한꺼번에 먹이지 말고 한 가지만을 쌀밥에 섞는 게 원칙이다. 5세 이후엔 먼저 콩밥을 먹여 보고, 아이가 잘 적응하면 팥밥.보리밥 순서로 식탁에 올려 보자. 아이에게 설사.배탈 등을 일으키거나 맛이 없어 하는 곡물은 배제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곡물을 쌀밥에 5%쯤 섞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동치미.김치 등 발효식품을 반찬으로 내놓으면 잡곡밥을 더 잘 소화시킨다.

*** 콩은 두살 이후 먹이도록

◇ 아이들에겐 찹쌀.콩이 최고의 곡물

가장 무리없이 먹일 수 있는 곡물은 찹쌀과 콩이다. 찹쌀은 부드럽고 소화가 잘돼 방금 이유식(離乳食)을 시작한 아이들이 먹어도 별 문제가 없다. 맛이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아 좋은 식습관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유기에 단 과일이나 가루 이유식에 미각이 길들면 자라서 채소.곡류 등 싱거운 맛엔 흥미를 갖지 못한다. 찹쌀로 만든 미음이 최상급의 이유식이다.

콩은 단백질.지방.탄수화물.미네랄이 풍부해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통한다. 이 역시 이유식 재료로 권할 만하다. 그러나 콩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만 두살 이후에 먹이는 것이 안전하다. 딱딱한 콩보다는 콩으로 만든 부드러운 두부나 두유 등을 간식으로 조금씩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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