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료원]"헌혈로 사랑 실천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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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실천으로 완성되는 동사다'
한 공익광고 멘트이다. 자신의 생명의 원천인 혈액을 나누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의 실천이 있을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혈액을 나눔으로써 '사랑의 실천'을 펼치는 행사가 한양대병원에서 열렸다.

지난 19일 한양대병원 동관 4층 회의실에서는 난데없이 ‘피 뽑기 소동’이 일어났다. 저마다 팔을 걷어 부치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다름 아닌 병원직원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사랑의 헌혈’ 행사에는 바쁜 업무 중에도 짬을 내어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수술 등과 같이 급히 혈액을 필요로 할 때 즉각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헌혈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혈액은 돈으로 매매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는 상태. 이런 이유로 혈액을 모으기 위해서는 헌혈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 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신덕신(간호부)부장은 “우리나라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접하고 의료인으로서 먼저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행사의 배경을 밝혔다.

또한 헌혈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이 있어 좀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덕언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헌혈은 이웃도 돕고 자신의 건강상태도 확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헌혈 시 받게 되는 혈액검사에서 간염, 간효소치(ALT) 검사, 빈혈여부를 판단하는 혈색소검사, 성병감염여부에 관한 검사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핀란드에서는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헌혈을 한 남성의 경우, 급성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88%가량 낮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 된 바 있다. 김 교수는 “사랑을 하면 예뻐지듯이 헌혈을 하면 건강해진다”며 일반인들이 헌혈에 대해 전혀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헌길 심장내과 교수는 “피 뽑는 사람이 무서울 게 뭐 있겠냐”고 말하며 “시간이 없어서 행사에 참여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며 웃음 지었다. 공근식(시설과) 씨 역시 “사랑의 실천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면서 “자주는 못하지만 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각기 참가동기와 시간대는 달랐지만, 한결같이 ‘보람됐다’는 의견이었다.


당일 행사 진행을 담당한 성명순(사회사업과) 씨는 “10명의 신청자 가운데 3, 4명은 빈혈이나 고혈압, 또는 항생제 투여 등으로 인해 헌혈을 못했다”며 참여율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되돌아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랑의 헌혈 행사에는 총 신청자 280명(간호부 150명, 원내 직원 130여명) 가운데 130명이 실재 헌혈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서 모인 헌혈증은 사회사업과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김영복(사회사업과) 씨는 “수혈을 필요로 하는 생활보호대상자를 우선적으로 도울 예정이다”면서 “현재 헌혈증은 원내보다 외부에서 많이 기증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헌혈행사가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방헌 교수(李邦憲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수필가로 등단

2003년 《에세이 문학》겨울호에 <잃어버린 글>로 초회 추천을 받았던 이 교수는 2004년 봄호에 수필 <헌 구두>로 추천을 받아 수필가로 등단하게 됐다.

이 교수는 한국 의약사 평론가 협회 회원이며 의사들의 수필모임인 수석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두 번째 서른 살’에 날개를 한 번 펴보자 조금은 무모하고 벅찬 시도였지만 값지게 살아보자는 의욕이 이렇게 등단까지 하게 됐다”며 “환자의 아픔을 듣는 의사로서 이젠 내 마음의 아픔을 수필이란 여백에 토해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등단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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