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은 남은 동료 건강에도 악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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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감축 조치는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건강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핀란드 연구팀이 자국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연구결과 대규모 감원을 한 부처의 공무원들은 심장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보도했다.

헬싱키 대학 연구팀은 1991∼1993년 불황기에 살아남은 2만2천430명을 상대로 7년간 병가비율과 사망률을 추적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으며 특히 전체 직원의 18%이상을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부처의 경우 병가를 낸 직원 수가 많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인원 감축과 남은 직원들의 나쁜 건강상태는 작업중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직원들은 인원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많아지고 고용 불안감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심장혈관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이 질환을 유발시킬 위험을 포함한 여러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이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고용주들과 직원 건강 담당자들은 이같은 위험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이번 연구는 구조조정을 통한 인원 감축이 남은 직원들의 결근율과 심장질환 사망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브렌던 바버 영국 노총(TUC) 위원장은 "이 연구는 실업과 과잉인원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극이라는 우리의 오랜 주장을 확인해준다"면서 "잠재적으로 비극적인 결과를 피하길 바라는 경영자들은 인원감축을 시작할 때 노조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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