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의심환자 40%는 노인성 우울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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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의심해 병원을 찾은 노인 환자 10명 가운데 4명 정도는 실제로는 치매가 아닌 노인성 우울증 판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최근 6년간 기억장애를 호소하며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치매클리닉을 방문한 65살 이상 노인 404명을 정밀진단한 결과 이 가운데 39.6%인 160명은 우울증 진단이 나왔다고 19일 밝혔다.

노인성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에 비해 기억 및 집중력 장애가 심해 마치 치매처럼 보이기 때문에 '가성치매'로 불리지만 치매와 달리 인지기능개선제를 복용해도 인지감퇴증세가 개선되지않는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노인성 우울증은 초기 증상이 치매와 매우 비슷하고 치매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감별이 쉽지않으며 회복률이 80%에 이르지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통증 등으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우울증상을 동반한 기억장애는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따라서 치매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우울증에 대한 평가와 함께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성 우울증 환자의 8∼50%는 치매로 진행되기 때문에 인지감퇴와 우울증에 대한 평가가 진단초기 뿐 아니라 치료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아직도 기억력 감퇴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단순 인지기능검사만으로 치매로 진단하는 경우가 적지않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가족의 몫이 된다"고 지적했다.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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