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편안한 승리는 없다

〈16강전〉 ○·신진서 9단 ●·렌샤오 9단

장면 8

장면 ⑧=불리한 쪽엔 결사항전이란 무기가 있다. 하므로 유리한 쪽의 부자 몸조심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계속 조심하면 역전을 피할 수 없다. 편안한 승리란 없다. 인간의 바둑에서 승리는 대개 피의 산물이다.

렌샤오가 약한 돌을 슬슬 움직이자 신진서는 백4로 급소를 두드린다. AI도 인정한 급소. 그러나 이수로부터 바둑은 사뭇 복잡하게 흘러가게 된다. 백6의 공격에 흑이 7,9로 임시방편 하더니 기어코 11로 움직여 나온 것이다. 11은 피 냄새를 풍긴다. 흑의 결사항전이 시작됐다.

AI의 수순

◆AI의 수순=유리할 때 승리를 결정지어 가는 능력을 결정력이라 부른다. 이 점에서 사람은 AI보다 많이 뒤진다. AI는 2,3집 우세하면 끝. 사람은 안 된다. AI는 백1로 흑A의 준동을 차단하고 3으로 중앙을 봉쇄하면 기대승률이 85%. 9집 우세라고 한다. 참 쉽지만 그게 안 되는 게 인간의 바둑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에선 흑▲가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왔다. 중앙 백대마가 미생으로 뜨자 신진서는 1~9까지 안정했는데 여기서 렌샤오가 10으로 움직여 나온 것이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