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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막·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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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MZ세대에게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를 포기할 수 없다)’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 입기를 포기 못 한다)’만 있는 건 아니다. ‘얼막’도 있다. 이른바 ‘얼음 막걸리’(사진) 또는 ‘얼음 동동 막걸리’의 줄임말이다. 유리잔에 얼음을 절반 정도 채우고, 냉장고에 미리 넣어뒀던 차가운 막걸리를 가득 따라서,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한잔 쭉 마셨을 때를 상상해 보자. 첫맛은 시원하고 끝맛은 개운하다. 한여름 땀이 송송 맺힐 때 가장 잘 어울리겠지만, 요즘처럼 영하 10도 이상 떨어지는 겨울에도 정신 번쩍 나는 한 잔이다.

그렇다면 ‘막사’는? 막걸리에 사이다를 섞어 마시는 방법이다. 코끝까지 톡톡 튀어 오르는 탄산과 달달한 맛이 막걸리 특유의 구수함과 만나니 이 또한 최상의 조합이다. 300여 종의 전통주를 판매하는 국내 최대 전통주전문점 ‘백곰막걸리’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술 1, 2위가 ‘이화백주’와 ‘복순도가 손막걸리’였다. 둘 다 탄산이 들어간 스파클링 막걸리인데 젊은층에선 ‘샴페인 막걸리’라는 애칭과 함께 인기다. 말하자면 막사는 집에서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다.

인스타그램 'nurukers' 계정에 올라온 '얼막(얼음 막걸리)' 사진.

인스타그램 'nurukers' 계정에 올라온 '얼막(얼음 막걸리)' 사진.

참고로 ‘커막’도 있다. 막걸리와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섞어 마시는 방법이다. 안동소주·이강주·삼해소주 등 비교적 도수가 높은 소주들은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토닉워터, 진저에일을 섞거나 레몬·라임 등의 생과일을 띄워 칵테일을 만들면 색다른 풍미와 한결 부드러운 목넘김을 맛볼 수 있다.

설날을 앞에 두고 ‘우리술’이라는 이유 대신, 다양한 취향을 즐긴다는 차원에서 전통주 칵테일 만들기를 추천해본다.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