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갖고 장난' 언제까지…] 서울 월촌中 "이렇게 바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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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8월 말까지 학교 급식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 37건 가운데 28건이 위탁급식에서 발생했다.

위탁급식이란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급식과 달리 전문업체에 맡기는 형태를 말한다.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직영인 반면 대도시의 중.고등학교는 위탁급식이 훨씬 많다.

직영하려면 ▶급식실과 조리도구 등을 갖추는데 돈이 많이 들고▶조리사.영양사 등을 직접 고용해야 하며▶식품재료 납품 등을 모두 알아서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학교나 교육당국은 손쉬운 위탁급식을 선호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월촌중학교가 서울시내 중학교로는 처음으로 직영급식을 시작했다. 이 학교도 직영과 위탁을 두고 1년6개월 동안 학부모들과 학교 측이 갈등을 빚었다. 학교 측은 직영하면 교직원들의 업무가 늘고 시교육청의 지침이 '위탁'이라는 점을 들어 직영을 반대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부모의 85%가 직영을 찬성한다"고 맞섰다.

학부모들은 위탁할 경우 업체에 떠넘길 8천여만원의 시설비 등을 스스로 해결키로 하고 발전기금으로 5천2백만원을 모아 직영급식을 관철했다. 양천구청도 3천4백만원을 지원했다. 올 8월 교장이 바뀌면서 직영급식을 실시하기로 최종 결정한 후 학부모들은 바빠졌다. 식재료 납품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학부모 32명으로 실사단을 구성, 농산물.축산물.수산물.공산물.곡류.떡류 등 6개 팀으로 나눠 전국을 돌아다니며 업체를 골랐다.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매일 식재료를 검수한다.

지난 13일 검수에 참여한 3학년 학부모 이현주(45)씨는 "우리 아이가 먹을 음식을 직접 확인하니 마음이 놓였다"며 "국산콩 두부를 신청했는데 미국산 대두로 만든 두부가 배달된 것도 발견, 업체에 항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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