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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난임 여성 본인 난포액·난구세포로 키운 배아, 하나만 이식해도 임신 성공률 차이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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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희망이 생명을 만든다] 이상원 대구마리아병원 연구실장

 난임 치료 과정에서 단일 배아 이식은 유산과 태아 기형, 임신성 고혈압 같은 합병증 위험을 낮춰 건강한 임신·출산을 돕는다. 하지만 다수의 배아를 이식할 때보다 임신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대구마리아병원은 안정된 배양 기술력과 노하우로 단일 배아 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며 난임 부부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대구마리아병원 이상원 연구실장은 “체외에서 배아 발달의 최종 상태인 포배기까지 배아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자가공배양 시스템으로 단일 배아 이식의 임신율을 높였다”며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환자 친화적인 난임 치료 기술이라 생각해 소명 의식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자가공배양법이란.
“공배양 시스템은 배아 발달에 유익한 성장 인자를 제공하고 해로운 물질을 제거해 배아의 질을 향상할 수 있게 설계한 배양법이다. 자가공배양법은 환자 본인의 난포액과 난구세포를 이용해 체외에서 배아를 포배기까지 배양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포배기까지 키워야 좋은 배아를 선별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단일 배아 이식을 우선하는 이유는.
“다태아 임신은 단태아 임신보다 합병증 가능성이 높고, 이 때문에 유산할 수도 있다. 우리 병원도 과거에는 다태아 임신의 합병증을 알고 있으면서도 임신율과 환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이유로 3~5개의 배아를 이식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태아를 임신한 환자의 상당수는 선택 유산을 해야 했다. 많은 고민 끝에 힘들게 임신한 생명을 선택적으로 유산시키는 것은 더는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식 배아 수를 1개로 줄이기로 했다.”
다배아 이식보다 성공률이 낮지 않나.
“단일 배아 이식의 최대 난관은 다수의 배아를 이식할 때와 비슷한 임신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병원은 연구 끝에 만 37세 미만, 1~2번째 시술, 양질의 배아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배아 이식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정리해 2010년 보고한 논문에 따르면 단일 배아를 이식한 환자의 임신율·출산율은 각각 53.3%와 44.9%로, 2개의 배아를 이식한 환자의 임신율(60.7%), 출산율(50.9%)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 한 번의 치료 사이클을 통한 출산율을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다배아 이식과 비교 시 최소 같거나 더 높았다. 하나의 배아만 이식하고 나머지는 냉동해 뒀다가 앞선 시술이 실패한 경우 한두 번 더 이식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자를 1회 채취해 수회에 걸쳐 배아를 이식할 수 있으므로 과배란 유도에 따른 난소의 빈번한 자극이나 난자를 채취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도 최소화한다.”
자기공배양은 모든 환자가 가능한가.
“그렇지는 않다. 난소 반응이 저하된 환자들은 난구세포·난포액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다. 이런 경우엔 일반 배양을 해야 한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레스베라트롤을 첨가한 특수 배양액이 나이가 많고 배아의 질이 떨어지는 환자군에서 임신율·착상률에 효과를 보인다. 대구마리아병원에서도 자가공배양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레스베라트롤을 첨가한 특수 배양액을 사용해 배아를 배양한다.”

이민영 기자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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