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초음파검사 병용으로 다운증후군 조기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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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가 용이한 임신 초기에 태아의 다운증후군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혼합한 방식이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드렉셀 의대 산부인과 학장인 로널드 와프너 박사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 최신호에서 미국 임신부 8천216명에 대한 연구 조사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병행, 임신 12주내에 태아의 다운증후군 여부를 판별하는 방법은 영국과 이스라엘, 브라질 등에서 널리 행해져 왔으나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정확성이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혈액 검사만을 통해 다운증후군 태아를 감별해 왔으나 이는 정확성이 약 75%에 불과하고 임신 20주가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맹점이 있었다.

와프너 박사가 실험한 조기 진단법은 두 가지 종류의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 임신부의 나이를 바탕으로 다운증후군 태아를 진단하는 것으로 이는 임신 12주내에 결과를 알 수 있고 정확도도 85%에 달해 기존 방법보다 높은 신뢰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임신부의 임신 관련 단백질 농도와 특정 생식호르몬의 수치를 조사하거나 초음파로 태아의 목 주위를 검사하면 다운증후군 여부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일단 다운증후군 태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임신부는 태반에서 세포를 추출해 검사를 받거나 양수 검사를 받는 등 좀 더 적극적인 진단법을 통해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와프너 박사는 "(다운증후군 감별 시기가) 1개월 정도 빨라져 임신 12주로 태아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면서 "여성들이 빨리 임신 혹은 낙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 의과 대학의 마이클 메누티 박사와 데보라 드리스콜 박사는 연구 결과와 관련, "초음파 검사 및 기타 방법을 통한 조기 진단법에 대한 세부 가이드 라인이 마련될 때까지는 임신 3~6개월을 표준 진단 시기로 하는 기존 방법이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을 첨부했다. (필라델피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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