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망가뜨린 유방 자연스레 되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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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함과 모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유방은 여성미의 상징이다. 하지만 국내에도 유방암이 여성암의 2위를 차지하면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포기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생존율이 0기 98%, 1기 95%, 2기는 70~80%에 이를 정도다. 문제는 생명을 구하더라도 여성의 상징을 상실한 정신적 고통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활기를 띠는 것이 유방 재건술이다.

◇ 수술 빠를수록 좋아

과거에는 수술 후 적어도 6개월~1년이 지난후 재건 성형을 했지만 최근들어 시기가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연세대 의대 성형외과 탁관철 교수는 "유방암 환자가 많은 미국에선 말기 암환자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피부가 망가진 경우가 아니면 암수술과 동시에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려준다. 통상 유방 재건술은 환자가 원할 때 유방암 진행정도.방사선 치료.항암치료.연령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환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유방재건술이 암 치료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점.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이택종 교수는 "유방재건술은 암의 재발과 무관하며 암 진단에 지장을 초래하지도 않는다"며 "수술 후에도 방사선치료.항암치료.호르몬 투여 등을 계획했던 대로 받을 수 있다"고 밝힌다.

◇ 자기조직 이식이 부작용 덜해

크게 자기 조직을 떼어 붙이는 자가 조직 이식술과 인공 보형물 삽입술이 있다(표 참조). 인공 보형물 삽입은 유방을 확대할 때처럼 실리콘 주머니에 생리식염수를 채워 제거된 유방 아래쪽에 삽입하는 방법.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방사익 교수는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했거나 이식할 자기 조직이 충분치 않을 정도로 마른 환자에게 시술한다"며 "수술이 간단하고 입원기간이 짧지만 모양이 부자연스러운 데다 보형물 삽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배.등.엉덩이에서 자신의 조직을 얻는 수술법이 많이 활용된다. 이교수는 "복근(腹筋)과 아랫배의 피부.지방을 가슴에 옮겨 유방을 만들어주는 방법이 가장 많다"고 말한다.

이 수술은 유방이 큰 환자도 시술이 가능한 것이 장점. 단 복근 절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앉았다 일어서기가 힘들어지거나 배꼽 위치가 변해 이를 위한 수술을 또 해야 할 때도 있다. 배에 큰 수술 상처가 남는 것도 문제다.

등 근육과 주변 조직을 이식하기도 한다. 탁교수는 "겨드랑이에 터널을 뚫어 등의 근육(광배근)을 옮긴 후 유방 모양을 만들어 준다"며 "가슴이 작은 여성에게 적당한 수술"이라고 조언한다.

만일 방사선 치료 등으로 제거된 부위의 피부나 살이 딱딱할 땐 자신의 아랫배.엉덩이 등의 조직을 혈관과 함께 떼낸 후 미세현미경을 이용, 떼낸 부위의 혈관과 가슴 혈관을 연결시켜 유방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 수술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므로 숙련된 의사만이 할 수 있다. 유방 재건술의 목적은 미용이다.

따라서 양쪽 유방의 크기를 맞춰 주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유방이 큰 환자는 절제된 쪽은 자기 조직으로 재건술을 하고 남은 유방은 크기를 줄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유두와 유륜은 재건술이 끝난 뒤 6개월 후 만들어 준다. 흔히 색깔이 비슷한 소음순.반대편 유두 등을 이용해 만들어 주거나 문신으로 색을 낸다.

◇ 사우나.찜질방 등 피해야

수술 후 2~3년은 수술 부위 피부감각이 둔하므로 화상을 입기 쉽다. 따라서 찜질방.사우나.뜨거운 탕에 들어가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또 여름에 야외 수영장 등에서 자외선을 쪼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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