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병원에 보조의사 '닥터 로봇' 등장

중앙일보

입력

'환자들은 주치의가 없을 때 상호작용이 가능한 로봇을 통해 주치의와 대화하는 것을 좋아할까 아니면 다른 의사에게 진찰받는 것을 더 선호할까'

미국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키가 150㎝ 조금 넘고 머리부분에 비디오 스크린을 장착해 먼거리에 있는 의사와 환자간 대화를 매개할 수 있는 로봇인 일명 '닥터 로봇'의 유용성을 연구하고 있는 이 병원 비뇨기과 과장대리인 루이스 캐보시 박사는 지금까지 연구결과 로봇의 진찰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터치 헬스'라는 회사에서 만든 이 로봇에는 적외선 센서와 움직일 수 있는 비디오 스크린과 비디오 카메라, 마이크와 스피커가 장착돼 있어 의사가 먼거리에서도 조종간과 인터넷을 이용해 환자를 진찰할 수 있다.

터치 헬스의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캐보시 박사는 "환자들의 행동이나 분위기에 기초해 표정을 파악함으로써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로봇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나와 관계를 맺었던 환자들은 이 로봇과의 대면을 비인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화면을 통해서라도 주치의를 만나길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신장수술을 받고 입원중인 퇴역 경찰관 엘리자베스 민츠는 처음 이 로봇을 봤을 때 캐보시 박사의 영상이 비디오 모니터에 매우 선명하게 나타난데다 캐보시 박사와 충분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놀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캐보시 박사는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닥터 로봇을 대하는 환자들의 태도를 연구하고 있으며 연구결과는 다음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만약 이 연구가 성공하면 여러 병원에서 더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캐보시 박사는 로봇은 이밖에도 군사작전이나 자연재해처럼 의사들이 파견될 수 없을 때도 환자의 치료를 돕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트퍼드 병원의 외과 중환자실 책임자이자 코네티컷대 의대 외과 부교수인 에릭 돕킨 박사는 "로봇은 여행중인 환자의 질문에 답하는데는 유용할 수 있지만 의사의 입장에서는 항상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유혹에 빠져 휴식을 취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는데다 환자들은 너무 비인격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