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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라 도마뱀 호르몬, 성인당뇨병에 특효

중앙일보

입력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서식하는 힐라 독도마뱀의 침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성인당뇨병 치료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일라이-릴리 제약회사와 애밀린 제약회사 연구팀은 25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당뇨병연맹 제18차 총회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힐라 도마뱀의 침샘 호르몬 엑센딘-4(Exendin-4)가 혈당 상승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 결과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55명의 성인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엑센딘-4를 인공으로 합성한 엑세나티드(Exenatide)를 하루 두 번씩 24주 동안 주사한 결과 이 중 44%가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고 체중이 평균 3.4kg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나 술포닐우레아 또는 이 두 가지 약을 병행투여해도 혈당이 정상수치로 되돌려지지 않는 환자들이었다.

부작용은 가벼운 또는 보통 정도의 오심(惡心)으로 치료가 진행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애밀린 제약회사의 CEO 댄 브래드버리는 현 치료법으로는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44%나 정상 혈당치를 회복했다는 것은 "놀라운 효과"라고 말했다.

1950년대 공상과학영화 '거대괴물 힐라'로 유명해진 힐라 도마뱀은 1년에 4번만 먹이를 먹는다. 자주 먹지는 않되 먹었다 하면 한 번에 엄청난 양을 먹기 때문에 혈당이 급증하며 이를 막기 위해 침샘에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라이 릴리와 애밀린 제약회사는 내년 보건당국에 엑세나티드를 새 성인당뇨병 치료제로 판매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승인될 경우 3년 후 연간 매출이 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제약업계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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