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증' … 두번째 장기기증 변길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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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줄 수 있는 것을 주는 것 뿐인데..."

신장에 이어 10년만에 자신의 간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기증하는 변길자(61.여)씨는 "장기 기증이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느냐"며 서울 아산병원 102동 병실에서 두 번째 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변씨는 지난 93년 사랑의 장기운동본부를 통해 자신의 신장을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에게 기증했다.

변씨는 20일 "장기를 남에게 떼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그것을 알고 난 후에는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며 "신장이나 간뿐 아니라 다른 장기를 기증할 수 있다면 기꺼이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씨는 지난 93년 자신이 전도사로 있었던 교회의 집사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신장을 기증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장기를 기증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 신장을 기증했다.

변씨의 아들과 딸은 어머니가 잇따라 장기를 기증하자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두번째 기증을 말렸지만 한번 내린 변씨의 결정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간의 일부를 떼어내도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돼 주저없이 기증하기로 했다"는 변씨는 "장기 기증은 두려운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아름다운 봉사"라고 장기기증에 대한 편견을 버릴 것을 충고했다.

오는 26일 14시간의 간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인 변씨는 사후에는 각막과 시신을 사랑의 장기운동본부에 기증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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