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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폭주’ 11월에만 13조 늘어 826조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랏빚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재정동향 1월호’에 따르면 중앙정부 채무(국가채무)는 지난해 11월 82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사이 13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매달 10조원 넘게 불고 있다. 급증하는 정부 씀씀이를 수입이 따라가지 못해서다.

증가하는 나랏빚.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증가하는 나랏빚.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정부 누적 총수입은 437조8000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4000억원 ‘찔끔’ 늘었다. 세외ㆍ기금 수입이 14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증가하긴 했지만 정부 총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금 수입이 급감한 탓이다.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은 267조8000억원으로 1년 전과 견줘 8조8000억원 줄었다. 기업 실적과 내수 경기가 악화하면서 법인세(-16조4000억원), 부가가치세(-4조1000억원) 수입이 특히 많이 감소했다. 늘어난 건 소득세(8조5000억원) 정도다. 주택 거래량이 늘어 양도소득세 수입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강미자 기재부 재정건전선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가 나빠졌고, 각종 세제 감면 지원도 이뤄지면서 세금 수입이 줄었다”며 “4차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 총지출 증가로 인해 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1월 정부는 총 501조1000억원을 지출했다. 11월 기준(누적)으로 정부 총지출이 500조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57조8000억원 급증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해 지난해 네 차례나 편성한 추경 영향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나라 살림은 온통 적자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1~11월 63조3000억원 적자를 찍었다. 1년 전(-7조9000억원)과 비교해 8배나 적자가 불었다. 사회보장성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누적으로 98조3000억원 적자다. 1년 사이 52조7000억원 증가했다. 구멍 난 재정을 빚으로 메우다 보니 정부 채무가 크게 늘었다.

나랏빚 폭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2월 국회를 통과한 ‘2021년도 예산안’을 보면 연간 국가채무는 지난해 846조9000억원에서 올해 956조원으로 100조원 넘게 증가할 예정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3.9%에서 47.3%로 치솟는다.

이마저도 낙관적으로 잡은 수치다. 내년 경제성장률 3.2%를 달성해야 지켜낼 수 있는 목표다. 씀씀이도 문제다. 전 국민 4차 긴급재난지원금, 추경 편성 얘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벌써 흘러나오고 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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