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니코틴 성분, 담배마다 천차만별

중앙일보

입력

특정 담배 브랜드가 다른 담배에 비해 더욱 강력한 니코틴 자극을 주는 등 담배회사별로 니코틴 성분의 배합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담배의 맛을 위해 성분을 혼합할 뿐이라는 업계의 주장과 달리, 담배 제조사가 중독 효과를 높여 판매량을 늘리려고 고의로 특정 담배 성분을 배합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의 화학자 제임스 F. 팬코우는 29일 11개 담배 브랜드를 대상으로 연기를 마셨을 때 혈관에 신속히 흡수되는 '유리 염기(Free Base)' 형태의 니코틴 성분 함유량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R.J.레이놀즈 토바코사의 '아메리칸 스피릿'이 1위를 차지했고 프랑스의 '골루아스 브륀'이 뒤를 이었다. 이들 담배의 유리형 니코틴 함유량은 분석 대상 중 하위를 차지한 담배와 비교하면 무려 25∼35배나 높은 수준이었다.

이번 분석에서는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처음으로 흡입한 3 모금과 이후에 마신 연기를 비교했는데, 아메리칸 스피릿의 경우 첫 3모금에서는 유리형 니코틴이 29%였으나 이후 마신 연기에서는 36%로 높아졌다. 골루아스 브륀은 전체 연기를 통틀어 25%가 함유된 것으로 측정됐다.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사의 GPC브랜드는 첫 3모금의 연기에서 1.6%, 이후 연기에서는 1%의 함유량을 각각 보여 최저치를 기록했다.

니코틴의 흡수 속도는 니코틴내 산(酸) 농도에 따라 좌우되며, 유리 염기형 니코틴은 다른 형태의 니코틴보다 뇌에 신속하게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니코틴 중독 전문가인 니얼 베노위츠는 지금까지 는 유리염기 니코틴을 테스트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연기 속의 산 농도를 측정해왔으며 이를 직접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담배업계는 그동안 기호에 따라 담배의 맛을 조정하기 위해 담배 성분을 배합할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포틀랜드<美오리건州>=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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